[ 차명(借名)의 세월 - 2 ]

[ 연 단(鍊鍛) ] - 1994년 5월 17일 -

高 山 芝 2010. 2. 25. 09:33

5월달에 처음 나가는 작업이다

오전 7시에 숙소를 출발한다기에 잠을 설쳤다

숙면을 이룰 수가 없고 성긴 꿈 때문에 두번이나 잠이 깨었다

데라(卓씨), 사이또(濟藤), 훈이와 야마구찌(山口), 나와 일본인 마에가와(前川)

6명이 새벽잠을 설치고 고꾸리츠(國立)를 지나 고꾸분지(國分寺)에 도착했다

대형 건물을 신축하는 현장으로 방문하는 귀빈들을 위하여 사이세끼(잔 자갈)를

깔고 나라시(평탄작업)하는 일로 오전 작업 분량이다

나무를 베는 벌목작업부터 곧 시작할 것이라는 사장의 말을 듣고서

숙소에 돌아 온 시간이 12시 반 경, 그때까지 무사시(武藏)는 돌아오지 않았다

새로온 친구들 중 초초함을 견디지 못하고 최(崔)씨와 함께 경상도친구 2명이 숙소를 떠났다

숙소를 떠난 것은 어쩔 수 없지만 밀린 식대도 정산하지 않고 인사도 없이 떠난 이들

일본을 떠나지 않는 한 언젠가는 다시 보게 될  터인데....

같이 교회도 다녔던 최(崔)씨는 나에게 한마디 정도는 하고 떠날 줄 알았다

정(情)을 주고 나면 그것이 기쁨으로 돌아 오는 것이 아니고

화 와 슬픔으로 돌아오더라는 무사시(武藏)의 말이 생각났다

야스다(安田)상을 함께 간 무사시(武藏)도 걱정되고 모래는 이노우에(井上)부부와

하리모또(張本)도 숙소를 떠난다

사장의 큰형이 함바를 할 것이라는 이야기도 들린다

어차피 갈 사람은 가고 남는 사람은 남는 법, 

안도구미(安藤組)는 이달 말 쯤 정상화 되지 않을까?

 

훈이는 잘 인도하면 교회에 다닐 것 같다

나 없는 사이에 임동진 복음성가를 듣고 있던 데라(卓씨)에게

"교회를 믿으면 안되지요 하나님을 믿어야지"  라고 말했다는 훈이가

갑자기 어른스럽게 느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