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高山芝 詩房 ]

[ 그 늘 ]

高 山 芝 2011. 1. 10. 17:30

피곤하고 지친 사람 그늘을 찾지만

편히 쉴 그늘이 세상에는 없네

 

가난과 질병으로 고통받은 사람들

위로받을 그늘이 세상에는 없네

 

삼복염천(三伏炎天) 무더위에 그늘을 찾지만

엄동설한(嚴冬雪寒) 막아 줄 그늘을 찾지만

 

목마름을 해결해 줄 그늘이 없네

설한풍(雪寒風)을 막아 줄 그늘은 없네

 

사랑이 메마르자 인정(人情)도 메말라저

사람들은 서로에게 그늘되기 싫어하네

 

그늘없는 사람에겐 사랑 또한 없어설까

외면(外面)하고 무시(無視)하고

서로를 경멸하네

 

 

병든 자(者) 목마른 자(者)

가난하고 약한 자(者)

그늘이 되신 당신

이 땅에 내려왔네 

 

하늘을 버리고 이 땅에 내려와

피곤하고 지친 자(者)

무거운 짐 내려놓고

내게로 오라 하며 나의 손 붙잡네

 

자신의 몸을 잘라

그루터기 만들어서

무거운 짐 내려놓고 편히 쉬라네

 

서로에게 그늘되면

평강의 순(筍)이 돋고

서로를 의지하면

사랑이  나무되니

 

십자가(十子架) 그늘되어 사랑라며 쉬라네 

십자가(十子架) 그늘되어 나누면서 쉬라네

 

     2011년  1월  10일   청원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