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차 명(借名)의 세월 - 3 ]
[ 시 련(試鍊) ] - 1995년 4월 2일 -
高 山 芝
2013. 6. 12. 13:21
사월 들어서 첫번째 일요일이다.
아침식사를 한 후 대변을 보고있는데 화장실 청소를 시작하는 나가이(長井)상.
어제 무사시가 숙소 청소를 하자고 했는데 나가이(長井)상이 먼저 청소하기 시작한
것이다. 함께 화장실과 목욕탕을 깨끗하게 해치울 때까지 젊은 친구들은 방에서 노닥거리다가
복도청소를 시작하자 거들기 시작했다.
교회에 나가곘다는 히로미 마마를 데리고 오늘 예배를 참석하라고 하자 파칭코에서 모닝을 받고
가곘다는 무사시. 그래도 아시다츠가 빌린 돈이라면서 만엔을 돌려준다.
훈이의 차로 효근이와 명근이를 데리고 역까지 나갔다.
목사님이 출타한 교회 신학생인 구와바라군이 설교를 하고 최집사가 통역을 했다.
귀국하는 종영이와 마지막 예배를 드릴 수 있어서 다행이다.
짐을 놔누고 간다면서 효근이와 명근이에게 전기장판을 줄까 하는 종영이.
교인들에게 작별인사를 하랬더니 쑥스러워 했다. 교인들이 조그만 봉투를 마련해 주자
본인은 선물도 준비하지 못했는데 하면서 어쩔줄 몰라 한다.
종영이 집에 들려서 이불과 바둑판 전기장판 등 한 짐을 들고 숙소에 돌아오는 길.
한국같으면 체면때문에 이런 짐을 들고서 걷지 못했을 것이라는 효근이와 명근이에게
체면이나 자존심을 버리는 연습만으로도 일본에 온 소득은 있는 것이라며 다둑거리고 있는데
사람들이 힐끔처리며 처다보고 지나갔다.
효근이가 "그것 참 무겁네" 하자 "노가다 보다 더 힘이 드네" 하는 명근이
그래도 깨끗한 이불을 덮을 수 있어 좋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