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차 명(借名)의 세월 - 3 ]

[ 시 련(試鍊) ] - 1995년 6월 16일 - B

高 山 芝 2013. 7. 18. 21:37

비상금을 털어서 준 남편에게 미안한 감이 들어서 어제는 파창코장에 가지 않았다.

새벽녁에 꾼 꿈이 탈이었다.

한국에서 사귀었던 남자가 야쿠샤의 칼에 찔려서 피를 흘리고 있는꿈을 꾸었다

그리고 오전에 현장에 왔다가 파칭코장에서 들려 일만엔을 홀라당 날려버린 영란이.

본전만 하면 그만둘려고 했는데 윈치가 한번도 안왔다.

집에 가서 부부가 한국에가면 쓸려고 모우고 있는  돼지저금통에서 동전 3천엔을 꺼내

그것 마저 파칭코에 털렸다면서 내가 미친년이지 하며 웃는다.

한국여자들과 결혼을 하여 행복한 가정을 꾸리고 있는 미군들이 고맙다는 생각이 들었다.

지난번에도 동전이 가득차자 저금을 하기 위하여 엔화와 달러를 구분하면서 왜 엔화가

이렇게 적지 이상하다고 해 방구뀐 놈이 먼저 성질낸다고 성질을 냈다는 영란이.

자기는 돈을 꺼내쓰고 반드시 채워놓는데도 의심을 한다고 열변을 토했다.

한국에 있는 장모에게 줄 선물을 사기위하여  동전을 모우고 있는 미국인 남편과 가끔 그 돈을

꺼내 유용(?)하는 그리고 반드시 체워놓았다고 변명하는 한국인 처가 만들어가는

아기자기한 이야기 였다.

 

생활정보지에 드라마같은 이야기가 실렸다.

일제시대 때 홍성의 국민학교 선생으로 온 일본인과 한국인 여선생이결혼을 하여 아들을 낳았다.

그 아들은 서울고등학교를 졸업하였다.  일본이 패전하자 일본으로 돌아온 아들은 일본에서 결혼

아들과 딸을 낳았는데 그는 어린시절을 보낸 어머니 나라 한국을 잊지못한다.

소바를 먹으면서도 고추가루를 몇스푼씩 타서 먹는 아버지.

모교인 서울고등학교를 잊지 못해 죽으면서 자기 뼈를 모교 교정에 뿌려달라고 했다.

그의 딸이 아빠의 유지를 받들어서  메론쥬스병에 아빠의 뼛가루를 담아 한국으로 가서 서울고등학교

교정에 뿌렸다.그의 정신적인 고향은 한국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