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발표작품 ]

겨울 나그네 - 이달의 초대 시

高 山 芝 2014. 2. 27. 13:57

찌그러진  사념(思念)들을
헤아려 뿌려보는
내 심연(深淵)의 뜨락에

겨울이 마른 기침을 하고
-그 곳엔 눈이 내리는데

꼴록 꼴록

몇 해 째 해숫기로 고생하는
할머니의 주름진 이마에

세월이 각혈 한다

가르마 처럼 난
조랑말의 굽을 따라
쌓이는 싸락눈은

추녀 밑에 얼어붙은
어린 날의 이야기

북풍이 휩쓸고 간
골목길에는

하얀 종이 조각 하나가
빙그르 도는데

앙상한 숲 사이로 난
추억(追憶)의 길을 걷는
내 사

겨울 나그네

 

  청원군민신문 제207호 (2014년 2월 25일) 게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