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영권이를 떠나보내며 읊은 형의 哀詞

高 山 芝 2015. 7. 27. 08:52

증(贈) 애사(哀詞) 위(慰) 영권(永權) 영혼(靈魂)

 

권(權)아! 사랑하는 아우야 !

하늘이 너를 불러간 날.

두려움에 떨면서 망연자실(茫然自失),

흐르는 눈물을 훔치고 있던 제수(弟嫂)씨를 너는,

너는 기억(記憶)하느냐?

 

무거운 짐을 남겨놓고

훌훌 천국(天國)으로 떠나버린 권(權)아!

네 환한 미소(微笑)가

나의 가슴을 미어지게 하는구나.

 

잘 있으라는 말 한마디 없이 떠나간

너의 무심(無心)함이

슬픔의 강(江)이 되어서

국망산(國望山) 자락을 적시고 있구나.

 

“네 부모를 공경하라

그리하면 너의 하나님 나 여호와가

네게 준 땅에서 네 생명이 길리라“

 

진달래공원묘지(公園墓地)로

아버님의 산소를 이장(移葬)할 때

묘비(墓碑)에 쓸 성구(聖句)를 친히 골랐던

사랑하는 아우야!

 

그리도 아버지가 그리워서,

이역만리(異域萬里) 타국(他國)에서

형(兄) 보다 먼저 아버지를 만나려고

천국(天國)으로 떠나갔느냐?

 

병식이와 병찬이,

형제(兄弟)의 장래(將來)를 위한다면서

미국(美國)으로 훌쩍 이민(移民)을 떠나더니

한 줌 재가 되어 돌아오다니

참으로 참으로 하늘이 원망(怨望)스럽구나

 

지난 봄. 미수(米壽)를 넘긴 모친(母親)이 보고 싶다면서

어머니를 미국(美國)으로 초청(招請),

모자(母子)의 정분(情分)을 나누더니

사진첩(寫眞帖) 한권 만을 이승에 남기고

어머니 보다 먼저 천국(天國)으로 간 영권(永權)아 !

 

너를 부르는 형(兄)의 목소리

절창(絶唱)이 되어

초혼(招魂)의 싯귀가 되어서

이명(耳鳴)처럼 귓전을 맴돌고 있구나

 

“부르는 소리는 비켜가지만

하늘과 땅 사이가 너무 넓구나“

심중(心中)에 남아있는 말 한마디는

끝끝내 마저하지 못하였지만

이제야 사랑한다는 말을

전하는 불민한 형(兄)을,

형(兄)을 용서해다오.

사랑하는 아우, 영권(永權)아 !

 

이제 이곳 걱정은 부디 잊어버리고

아버지 곁에서 영원(永遠)한 안식(安息)을 누리어라

 

- 아우의 유골(遺骨)을 안장(安葬)하는 날. 불민한 형(兄)이 읊다 -

             2015년 7월 23일 / 국망산(國望山) 기슭에서 / 東 山  高 永 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