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권이를 떠나보내며 읊은 형의 哀詞
증(贈) 애사(哀詞) 위(慰) 영권(永權) 영혼(靈魂)
권(權)아! 사랑하는 아우야 !
하늘이 너를 불러간 날.
두려움에 떨면서 망연자실(茫然自失),
흐르는 눈물을 훔치고 있던 제수(弟嫂)씨를 너는,
너는 기억(記憶)하느냐?
무거운 짐을 남겨놓고
훌훌 천국(天國)으로 떠나버린 권(權)아!
네 환한 미소(微笑)가
나의 가슴을 미어지게 하는구나.
잘 있으라는 말 한마디 없이 떠나간
너의 무심(無心)함이
슬픔의 강(江)이 되어서
국망산(國望山) 자락을 적시고 있구나.
“네 부모를 공경하라
그리하면 너의 하나님 나 여호와가
네게 준 땅에서 네 생명이 길리라“
진달래공원묘지(公園墓地)로
아버님의 산소를 이장(移葬)할 때
묘비(墓碑)에 쓸 성구(聖句)를 친히 골랐던
사랑하는 아우야!
그리도 아버지가 그리워서,
이역만리(異域萬里) 타국(他國)에서
형(兄) 보다 먼저 아버지를 만나려고
천국(天國)으로 떠나갔느냐?
병식이와 병찬이,
형제(兄弟)의 장래(將來)를 위한다면서
미국(美國)으로 훌쩍 이민(移民)을 떠나더니
한 줌 재가 되어 돌아오다니
참으로 참으로 하늘이 원망(怨望)스럽구나
지난 봄. 미수(米壽)를 넘긴 모친(母親)이 보고 싶다면서
어머니를 미국(美國)으로 초청(招請),
모자(母子)의 정분(情分)을 나누더니
사진첩(寫眞帖) 한권 만을 이승에 남기고
어머니 보다 먼저 천국(天國)으로 간 영권(永權)아 !
너를 부르는 형(兄)의 목소리
절창(絶唱)이 되어
초혼(招魂)의 싯귀가 되어서
이명(耳鳴)처럼 귓전을 맴돌고 있구나
“부르는 소리는 비켜가지만
하늘과 땅 사이가 너무 넓구나“
심중(心中)에 남아있는 말 한마디는
끝끝내 마저하지 못하였지만
이제야 사랑한다는 말을
전하는 불민한 형(兄)을,
형(兄)을 용서해다오.
사랑하는 아우, 영권(永權)아 !
이제 이곳 걱정은 부디 잊어버리고
아버지 곁에서 영원(永遠)한 안식(安息)을 누리어라
- 아우의 유골(遺骨)을 안장(安葬)하는 날. 불민한 형(兄)이 읊다 -
2015년 7월 23일 / 국망산(國望山) 기슭에서 / 東 山 高 永 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