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름으로 옷 만들고, 흑암으로 강보지어
궁창에 가두어 논, 빛과 물의 샘이여
빛의 샘, 터지면 별빛이 쏟아지고
물의 강보 찢기면, 눈과 비 내리네
하늘 땅 소통하는 사람을 만들어
보시기에 좋은 세상을 다스리며
생육하고 번성하여 충만하라 하신 말씀.
먹음직도 하고 보암직도 한
지혜롭게 할 만큼 탐스러운 유혹을
이겨내지 못하고 어기고 말았네
문 앞에 엎드린 죄(罪). 다스리지 못한
에덴에서 쫓겨난 천정부지(天井不知) 철부지들
천장(天障)을 만들었네, 바벨탑을 쌓았네
하늘을 우러러, 빛을 찾는 상인(商人)들.
지붕에 구멍 뚫어 하늘과 소통하네
천정(天井)에 고인 빛, 마당에 쏟아지네
유려한 빛의 비늘, 빗줄기에 묻어서
정원에 떨어지네, 연못에 고였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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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 |
지금의 하남성 안양현 소둔촌에 위치한 은허는 상나라의 마지막 도읍지다. 일반적으로 상나라를 은(殷)나라 혹은 은상(殷商)이라고 부르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원래 ‘상인(商人)’은 ‘장사하는 사람’이란 뜻이 아니었다. 상은 지명이고 상인은 그 지역에 사는 사람을 의미했다. 상은 허난성 정저우(鄭州) 동쪽 200㎞에 있는 상추시(商丘市) 남부지역으로, 하나라 우왕을 도와 치수에 공을 세운 설(契)이 봉읍으로 받은 땅이다. 설의 10대손 왕해(王亥)는 목축과 함께 장사를 했다. 하나라를 멸하고 은나라를 건국한 탕왕은 왕해의 4대손이다. 은나라를 멸하고 주나라를 세운 주공이 은나라 사람들의 장사를 계속하도록 허용한 후로 장사하는 사람을 통칭해 상인이라고 부른 것이다.
은허(殷墟)에서 발굴된 갑골문은 상나라 역사를 기록한 최초의 한자다. 상형문자인 한자의 자원을 풀이한, 중국 후한 때 문자학자 허신이 저술한 설문해자(說文解字)를 그동안 우리는 이해할 수 없었다. 설문해자는 한자의 기원을 밝힌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문자학 책이다. 성경의 창세기를 읽지 않고는 설명이 되지 않았던 설문해자의 비밀이 갑골문자 발견과 함께 세상에 알려졌다. 셈족인 욕단의 후손이 동쪽으로 이주해 상나라를 건국했고, 이들은 문자를 만들어 하나님의 비밀을 한자 속에 숨겨놓았다.
인간은 자신들이 거주하는 집을 어떤 시각으로 바라보았을까? 하늘과의 관계를 단절로 생각하는 사람들은 ‘가로막을 장(障)’자를 사용해 지붕의 아랫면을 천장(天障)이라 불렀으나, 하늘과 소통을 바라는 이들은 지붕의 아랫면에 ‘우물 정(井)’의 형태를 만들고 하늘을 생각했다. 휘상(徽商)들이 건축한 서체촌(西遞村)은 지붕에 구멍을 뚫고(천정·天井), 집안에 마당을 만든 독특한 구조를 갖고 있다. 밖에 나가지 않고도 낮에는 푸른 하늘과 흰 구름을 바라보며, 밤에는 달과 별을 볼 수 있다. 내리는 눈·비 모두 마당으로 떨어진다. 이들에게 비는 금(金), 눈은 은(銀)을 의미, 지붕에 뚫린 구멍을 통해 비와 눈이 마당에 떨어지면 부(富)가 집에 쌓인다고 여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