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발표작품 ]

계간문예 2018년 봄호 게재

高 山 芝 2018. 3. 26. 21:26



< 해인삼매(海印三昧) >

 

절로 흘러 찾아온다기에 거절하지 않았네

더렵혀진 탁류(濁流)를 외면하지 않았네

 

솟구치고 싶은 본능 자제할 길 없어서

울부짓는 파도도 그대로 두었네

 

염천(炎天)의 뙤약볕에 모락모락 피어올라

구름이 된다 해도 붙잡지 않았네

 

세상 번뇌(煩腦) 어우러저 난장(亂場)이 된다 해도

바다는 바다는 꿈쩍하지 않았네

     

온갖 상념(想念) 날아올라 구름장을 타고 올라

광풍(狂風)으로 몰아치네, 비 구름이 몰려오네

 

성냄도 부끄러움도 불안함도 두려움도

한줄기 비가 되어 쏟고나니 개운하네

 

파란 하늘에 생각을 담구었네

바람 잔 바다, 바다가 나를 보네

 

맑은 바다에 마음을 비쳐보니

마음이 찍혔네, 마음을 찍었네



   < 버팀목 >  

 

나 비록 가난하지만

남의 것 탐하고 싶지 않네

 

넉넉지 못한 내 삶 떼어

이웃과 나누면서 살고 싶네

 

함께 먹고 함께 마시면서

함께 웃고 함께 울면서

 

내 고통 그대의 위로가 되고

나의 꿈 그대 희망이 되고 싶네

 

나 비록 가난하지만

그대 버팀목 되어

 

설레이는 마음으로 바라보며

그대 부족함 채워주고 싶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