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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문학> 이방인으로의 슬픔과 고통 ··· 신앙으로 창조해낸 새 삶

고 산 지(高山芝) 시인(詩人)은 ?

<출판/문학> 이방인으로의 슬픔과 고통 ··· 신앙으로 창조해낸 새 삶

高 山 芝 2012. 2. 21. 15:06

데스크승인 [ 19면 ] 2012.02.21   최일 | choil@ggilbo.com 
   
▲연단 ▲저자:고산지 ▲출판사: 한비출판사

인간이 극한의 상황에 몰렸을 때 크게 두 가지 반응이 나타난다. 하나는 포기해 절망하는 것이고, 또 다른 하나는 그것을 극복해 새로운 계기로 삼는 것이다. 후자의 경우 보편적이고 일상적인 자신으로부터 탈피해 새로운 자기를 창조하는 것으로 전자보다 어렵고 힘든 일이다.

모든 것이 끝나고 돌이킬 수 없는 나락에 빠졌을 때 그것이 끝이 아니라 새로운 출발이자 시작이라고 받아들이고, 용기와 희망을 갖고 도전하는 자만이 새 삶을 창조하고 자신의 삶에서 승리할 수 있다.

고산지(62·본명 고영표) 작가가 최근 펴낸 ‘연단(鍊鍛)’(한비출판사)은 이러한 도전과 불굴의 정신으로 삶의 변환과 창조를 이뤄가며 절망과 환란, 실의에 빠진 나약한 삶에 뾰족 산에 돌을 굴려 올리는 시지프(고대 그리스 신화의 인물로 코린토스를 건설한 왕)의 굳건한 다리의 의지와 튼튼한 팔이 가진 집념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지난 2010년 발간한 ‘안개 속’이 고통의 서막이었다면 ‘차명의 세월, 그 두번째 이야기’라는 부제가 붙은 ‘연단’은 낯선 땅 일본에서 노무자로 지내며 겪게 되는 외로움과 이방인으로서의 슬픔과 고통, 고향에 대한 향수를 다뤘다. 또한 나약한 마음을 추슬러 주는 신앙을 통해 새 삶을 창조하는 과정을 보여주고, 극복의 의미와 희망의 실체를 곱씹게 한다.

   
고산지
저자는 “폭풍으로 난파된 나의 배가 일본땅에 흉물스러운 몰골로 정박했던 시절의 얘기를 담았다”며 “모두들 끝이라고 낙담했던 그 순간이 나에겐 은혜의 시간이었던 같다. 파손된 나의 배가 침몰되지 않도록 바른 길로 인도해준 여호와 하나님께 찬송과 영광을 올린다”고 말했다.

전남 장흥 출신인 고산지 작가는 한국문인협회 회원, 북한강 문학비 건립위원, 한국청년학교(대림재건학교) 교사, ‘시인의 집’과 ’맥심부락’, ‘창조문예’, ‘신문예협회’ 동인으로 활동했고, 현재 대전 유성구 탑립동에 자리한 ㈜나노신소재 대전공장에서 고문으로 재직 중에 있다.

시사문단 문학 대상(2007년), 한비문학상 수필 부문 대상(2010년)을 수상한 그의 저서로는 시집 ‘비비고 입 맞추어도 끝남이 없는 그리움’, ‘짠한 당신’ 등이 있다.

최 일 기자 choil@gg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