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차 명(借名)의 세월 - 3 ]

[ 시 련(試鍊) ] - 1995년 5월 3일 -

高 山 芝 2013. 7. 1. 16:03

충무출신의 시라카와(白川)은 롯데제과소장 출신이다.

노가다를 하기 위하여 새벽마다 조깅을 했다는 그가 귀국을 한다.

13일 인 출국일 이전 후지산 등정을 하고 싶다고 해 요시다 형제등 4명이

새벽 5시에 숙소를 나섰다. 5시28분 전차를 타기 위해 뜀박질 끝에 겨우 첫차를 탓다.

다치카와에서 다카오까지 가는 전차 안에서 1만엔씩 각출한 후

센드위치와 커피로 시장기를 때웠다 .

거대한  얼굴상의 코가 일품인 다카오역에서 대월(大月)행 전차로, 다시 하길전(下吉田)에

도착하니 8시쯤 되었다. 구름이 잔뜩 낀 날씨였다.

신창림도(新倉林道) 코스로 가와쿠치코(川口湖)까지의 산행을 위해 먹을 것을 샀다.

빵과 음료수가 날자가 지난 것이여서 문제를 제기했으나 "다이죠부요"하는 주인.

상점이 그곳 한군데라 울며 겨자먹기로 살수 밖에 없었다.

효근이는 죽순을 파인애풀인 줄 알고 삿다가 버렸다.

지도 한장을 의지하여 길은 물어가면서 산행이 시작되었다.

대정사(大正寺)의 목조고찰을 지나 임도에 들어서니 보슬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비가 오는대도 더워서 사파리를 벗어 어깨에 걸쳤다.

자꾸 쉬자는 것을 10시까지는 안된다면서 강행을 한 산행.

효근이는 양복차림인데다가 시라카와가 상의를 벗자 아무리 개성시대라지만 너무들 하는 것

아니냐며 웃는 명근이.   임도의 교차점에서 가와구치코(川口湖0로 가는 20여분 정도의 오솔길은

탄력이 있어서 걷기에 편했다. 케이블카 타는 곳에 이르니 가와구치코의 정경이 한눈에  들어왔다.

구름때문에 후지산을 볼 수가 없어서 아쉬웠다.

케이블카에서 내려다 본 가와구치코의 절경은 두고두고 기억에 남을 만큼 아름다웠다.

가와구치코 주변에 있는 미술관이나 인형관 등을 구경하고 싶었는데

젊은 친구들은 후지산에 가보자며 보챈다.

 

다시 20여분을 걸어서 가와구치코(川口湖)역에 도착했다.

후지산 고코메(五合目)행 버스를 타는 사람이 만원이다. 다음차로 가자는데도 입석도 괜찮다더니

산행의 피로에다 50여분을 서서 가다보니 힘들어서였을 거다

효근이가 손에 쥐가난다면서 옷을 떨어뜨렸다.

고코메에 도착하자 화장실부터 찾는 젊은 친구들,

지난 번 왔을때는 비가 오는 밤중이라서 구경을 제대로 할 수 가 없었는데 감회가 새로웠다.

눈이 계곡 쪽으로만 쌓여서 흰색과 갈색이 어우러진 후지산의 정경이 모습을 드러냈다.

기온이  뚝 떨어저서 겉옷을 다시 꺼내 입은 후에 사진을 찍기 시작했다. 

식사를 위해서 설치된 식권자판기가 고장이 나서 돈은 들어갔는데 식권이 나오지 않는다 .

주인에게 항의를 해 식권을 재교부받아서 식사를 했지만  서비스가 최고라는 나라에 걸맞지 않는

모습이다. 귀가시간때문 1시반에 하산 가와구치코에서 신쥬쿠행 피크닉 티켓을 발권했다.

완행으로 가자니까 졸리고 피곤하다는 젊은 친구들의 원성에 내가 승복(?)을 했다.

가와구치코역에는 휴지통이 없다. 쓰레기를 버릴 수 없어 역무원에게 물었더니

옴진리교 사건때문이라는 설명이다. 옴진리교가 무섭긴 무서운 모양이다.

피크닉호는 자유석이다. 겨우 자리를 잡았는데 명근이가 아가씨가 있는 좌석으로 옮겨갔다.

역시 젊음이 좋긴 좋은 모양이다 .아키카와역에 도착 차표를 정산하려는데 그냥가라고 하는 승무원.

덕분에 택시를 타고 숙소에 돌아왔다. 1만엔으로 즐긴 유쾌한 여행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