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차 명(借名)의 세월 - 3 ]

[ 시 련(試鍊) ] - 1995년 7월 29일 -

高 山 芝 2013. 10. 16. 15:47

집사람이 전화를 한다더니 소식이 없다. 아이들 편지도 소원해지고......

갑자기 밀려오는 외로움 !

감사하는 마음으로  내탓이요 하면서 지내자고 다짐을 했지만 서러움이

울컥치솟는다. "가족들에게 한.두달 연락을 끊고 지내볼까?" 라는 옹졸한 생각이

마음을 더욱 심란하게 만든다.어머니나 집사람 그리고 아이들에게 편지를 쓰는 행위는

이곳의 격리된 삶을 잠시 잊고자 하는 것임을 알고있지만 답장이 없자 서운한 감정이

나를 지배하기 시작한다. 메아리와 같은 일방적인 나의 행위, 장단이 없기에 신명도

사라진 게면적고 초라한 내가 싫어진다.

집사람이 지고 잇는 무거운 짐을 모르는 바 아니다

돈이 필요하면 전화를 하고 약과 필요한 책을 이야기하면 마지못해 보내주는 것 같은

느낌이 든다. 이런 생각을 말아야지 하면서도 머리 속은 집사람과 아이들 생각으로

뒤죽박죽이다. 안도사장에게 밀린월급을 빨리 해달라는 말을 다시 꺼냈다.

내 자신에게 무언가 변화가 필요하다는 생각은 나의 죄값을 이미 치루었다는 교만은

아닐까 잠시 생각을 해 본다.

TV에서 안중근의사에 대한 이야기를 방영했다

안중근의사의 동양평화론에 대한 재평가와 한복을 일본인 간수부인이 만들어 안의사에

준 사실,동양평화론을 위해 15일간 사형을 연기했다는 사실은 이번 방송을 보고 알았다.

아라의 편지를 저녁 늦게 전해준다.

어른스럽고 믿음직한 우리 큰딸의 편지는 짜증스럽던 나에게는 청량제와 같다.

가족들이 조금 소홀히 했다고 짜증을 내고 있는 나를 하나님은 어떻게 생각하실까?

조금만 편하면 잊어먹고 아쉬울때는 메달리면 나를 어떻게 생각하실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