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 빼라 하네
힘 빼고 살라 하네
힘 준 만큼 힘이 드니
힘을 빼고 살라 하네
한 줌의 점토(粘土)도
힘을 주면 힘이 드니
힘 빼고 빚으라네
힘을 빼고 빚으라네
빈 그릇 누구나 갖고 있지만
아무나 그 그릇 채울 순 없다네
채우기 위해선 비워야 하나니
만들기 위해선 버려야 하나니
욕심(慾心)을 비우라네
욕망(慾望)을 버리라네
마음먹기 따라선
세상도 바뀐다며
용을 쓰지 말라 하네
힘을 빼고 살라 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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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에 밤 세톨 저녁에 네 톨을 주겠다는 제안에 분노하는 원숭이와 함께 가기 위해서는 먼저 당혹감을 이겨내야 한다. 선입관을 버리고 새로운 제안을 해야 한다. 중요한 것은 제안이 옳다는 것을 확증시켜주는 존재가 원숭이라는 사실이다. 유동적 자의식을 견디어내는 판단 중지의 불편한 상태를 극복하여야만 원숭이와 소통을 할 수가 있다.’ -강신주의 ‘도(道)에 딴지걸기’ 중
우리 사회가 안고 있는 가장 큰 문제는 바로 소통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소통을 주장하는 다양한 목소리들이 어우러져 합력해 선을 만들어내지 못하고 극단으로 치우치는 원인이 어디에 있을까? 원숭이가 타자가 아닌 우리라는 사실을 망각하고 살아가기 때문은 아닐까? 선입관이라는 힘, 편견이라는 힘을 빼지 않고 제안하기 때문에 하나가 되지 못하는 것은 아닐까?
충성 충(忠)자는 ‘좌로나 우로나 치우치지 않는 마음’이며 정성 성(誠)자는 ‘말씀을 이뤄가는 행위’를 의미한다. 좌로나 우로나 치우치지 않고 말씀을 이뤄가는 것을 충성(忠誠)이라고 한다. 맹종(盲從)을 충성으로 믿고 살아가는 사람들 때문에 우리 사회는 너무 많은 대가를 지불하고 있다.
“그러므로 성인은 ‘옳고 그름(을 자유롭게 사용함)’으로써 대립을 조화시키고, 천균(天鈞)에 편안해 한다. 이를 일러 양행(兩行)이라고 한다”라는 장자의 말이 생각나는 아침이다
고산지 시인
금강일보 2014년 7월10일 게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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