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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산지의 戀子隨筆] 세상(世上)

연자수필(戀子隨筆)

[고산지의 戀子隨筆] 세상(世上)

高 山 芝 2015. 4. 21. 11: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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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산지의 戀子隨筆] 세상(世上)
데스크승인 [ 2면 ] 2015.04.16   금강일보 | admin@ggilbo.com  
   
 시인

세상은 애시당초 공평(公平)한 게 아닌 것을
공평하단 속삭임에 귀가 멀어 따라갔네

절로 흘러가는 세상, 둑이 있고 담이 있네

둑 때문에 담 때문에 흐를 수가 없다면서
네 탓이라 정죄(定罪)하며 불평하는 사람들

굽이굽이 쉬엄쉬엄 흘러가도 되는 것을
둑을 뚫고 담을 헐며 빨리 가자 소리치네

모일수록 부풀려져 가벼워진 언어(言語)로는
목마름과 허전함을 해결할 수 없었네

가질수록 심해지는 갖고 싶은 욕망(慾望)으론
허기진 목마름을 채울 수가 없었네

세상은 처음부터 공평한 게 아닌 것을
사람들은 잊고 있네. 사람들이 잊고 있네

부대끼며 어우러져 견디면서 사는 법(法)을
들어주고 배려하며 사랑하며 사는 법(法)을

사람들은 잊고 있네 사람들이 잊고 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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높은 곳에서 낮은 곳으로 흐르는 물의 규칙을 보고 만든 회의문자, ‘법(法)’에는 자연의 힘인 중력이 개입돼 있다.

지구의 인력 때문에 물은 위에서 아래로 흐르고 있지만 조수의 간만차는 달의 인력 때문에 생기는 또 다른 규칙이다. 이렇듯 상황에 따라 다른 원리가 적용되는 곳이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평등과 공평’이라는 용어로 사람들을 현혹시켜 자신들의 목적을 이루려는 무리들이

세상을 혼탁하게 하고 있다.

평등은 차별의 부재를 말한다.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는 공평이나 평등은 사회를 구성하는 필요조건이지 충분조건은 아니다.

왜냐하면 상황에 따라 다른 원리가 적용되는 이 땅은 평등한 곳이 아니기 때문이다.

 “우리들에게 서로 사랑하라” 명령하신 예수님,

인류를 구원하기 위해 성육신(成肉身) 하신 그분의 사역은 평등이나 공평과는 거리가 멀었다.

택하신 사람들에게만 구원을 선물로 준 예수님의 구원은 사랑의 대상이지 평등이나 공평의 대상이 아니다.

한 달란트를 맡겼던 종을 “악하고 게으른 종”이라고 정죄하면서

그가 가진 한 달란트를 빼앗아 열 달란트를 가진 자에게 준 예화에는

공정과 공평이 아닌 어떤 상황에서도 주어진 일에 최선을 다하는 청지기의 삶이 담겨 있다.

사랑이라는 진리로 자유케 된 선한 청지기들이 모여 은혜의 감격을 함께 누리는 사회,

사랑의 빚진 자가 된 천국백성들이 기쁨으로 서로에게 사랑의 빚을 갚는 사회,

사람과 사람들 사이의 벽이 갈라지고, 계층과 계층의 담이 무너지는 그런 세상을 이 아침 그려보며 두 손을 모아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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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4월 16일 금강일보 2면 게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