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발표작품 ]

詩 끌리오 - (더부살이/바라보기/울엄니)착각의 시학 사화집 제 13호 발표

高 山 芝 2018. 12. 8. 20:58

< 더부살이 >

 

늙은 팽나무

잎이 없어 마른 가지

더부살이 찾아와 둥지를 틀었네

 

태양이 너무 뜨거워

데일 것 같은 마른 가지

더부살이 그늘로 감싸 올렸네

 

노년의 쓸쓸함 녹음으로 감추며

더부살이 더불어

하루 해를 보내네

    

 < 바라보기 >

 

문제가 발생하면 책임전가 하는 사람

사회를 바꾸고자 혁명을 요구하고

 

문제가 발생하면 내 탓이요 하는 사람

사회를 바꾸고자 나부터 변화하네

 

살만한 세상이라 생각하는 사람이

살만한 세상을 만들어 가고

 

지옥같은 세상이라 생각하는 사람은

지옥같은 세상을 만들고 있네

 

부서진 도로에 시선이 머물면

불평과 불만의, 비난의 말 토로하고

깨진 도로 위에 핀 풀꽃에 머물면

생명의 경이로운 아름다움 노래하네

 

바라보는 시선 따라 생각이 바뀌는데

사람들은 언제나 자기 시선 고정하네

 

자살(自殺)을 뒤집으면 살자가 되듯이

역경도 뒤집으면 경력이 된다네

 

죽음의 생각이 생명으로 바뀌는

발상의 전환은 바라보기 나름이네  


< 울 엄니 >


삼복더위에

서숙모종을 하다가

 

배 아파 누이를 낳은 울 엄니

 

동생들은 치열한 생명이라고

누이의 생일을 축하하네

 

치열한 삶을 처절하게 살다

 

치매 걸린 울 엄니

누이 이름 까먹었네

 

의지적 욕구 대신

생리적 욕망 남아

 

믹스 커피에

집착하는 울 엄니

 

자식의 기도에서 요양원의 기도로

기도의 내용은 바뀌었지만

 

이 모습 그대로 천국으로 데려가 달라는

서원기도 변함 없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