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자수필(戀子隨筆)

<고산지의 戀子隨筆> 복(福) - 금강일보 승인 2020.01.28 19:32

高 山 芝 2020. 3. 18. 20:14

<고산지의 戀子隨筆> 복(福) - 금강일보 승인 2020.01.28 19:32

 

타고 나기도 하지만

누리기 위해 심기도 하네

 

때로는 찾아오지만

받지 못하면 달아나버리네

 

붙잡기 위해 음복도 하고

강보와 베갯모에 복자 수 놓았네

 

복조리에 담았으나 빠져나가자

찬합, 주발, 소반, 떡살 등에 글자를 새기었네

 

편복삼작(蝙蝠三作) 노리개, 음양의 풍수지리

십장생 병풍도 복을 잡지 못하네

 

복의 근원 따로 있네

그분이 복이었네

 

그분을 바라보자 하늘 복이 보이고

그분을 신뢰하자 신령한 복 찾아오네

 

아낌없이 누리고 아낌없이 나누는

복된 소식 들리며 복의 통로 열리네

 

하늘 복이 흐르네

나를 통해 흐르네

 

수·부·강녕·유호덕(攸好德)

고종명을 누리네, 하늘 복을 누리네

 

일찍 죽을 ‘요(夭)’자와 거스를 ‘역(逆)’자의 합자인 ‘행(幸)’자는 일찍 죽는 것을 피함을 좋은 일로 여기는 ‘다행’의 뜻으로 사용되고 있다. 다행할 ‘행(幸)’자가 쉬엄쉬엄 갈 ’착(辶)‘변에 군사 ’군(軍)’자의 합자인 ‘운(運)’자와 결합하면 천천히 움직이면서 죽음을 피하게 된다는 ‘행운’이 된다. 보일 ‘시(示)’자와 가득할 ‘복(畐)’자의 합자인 ‘복(福)’자의 갑골문을 보면 제단 쪽으로 무언가가 쏟아지는 듯한 모습이 그려져 있다.

 

제단에 있는 술잔에 술을 따르는 모습으로, 신에게 정성을 다해 제사를 지내는 행위가 ‘복(福)’자의 진정한 의미임을 상징하고 있다. ‘행복’이란 신에게 제사를 지내므로 죽음을 피하는 상태를 말한다. 운은 나의 권한 밖이지만 복은 나의 의지로 얻을 수 있다. 행복은 자신의 의지로 선택하고, 자신의 노력으로 쟁취해 마음으로 느끼는 감정이다.

 

성경은 편안하고 만족한 상태 그리고 그에 따른 기쁨을 ‘복(福)’이라 말하고, 이를 하나님의 은혜와 선물로 규정하고 있다. 특히 복의 근원을 하나님으로 정의하고 있는데 구약은 물질적이고 현세적인 복, 실존적인 행복에 관해 말하며, 신약은 예수 그리스도를 믿고 구원받은 자가 하나님으로부터 받을 하늘의 신령한 복, 곧 영적인 복을 강조한다. 이 복은 사죄의 은총을 입고, 의롭게 되며, 하나님과 교제하고, 심령의 평안을 누리며, 영생에 이르는 행위다. 예수님의 산상수훈인 팔복(八福)이야말로 이 땅의 성도가 추구해야 할 지고지선의 가치다.

 

행운과 행복에 관한 토끼의 우화는 우리로 하여금 많은 것을 깨닫게 한다.

 

옛날 옛적 백토끼와 흑토끼가 무리 지어 오손도손 살고 있었다. 양지바른 주변 언덕에는 클로버가 많이 자라고 있어 굶주릴 염려가 없었다. 그러던 어느 날 사람들이 나타나 네 잎 클로버를 찾았다. 행운의 네 잎 클로버를 찾는다며 세 잎 클로버는 짓밟는 사람들. 이를 본 백토끼도 행운을 잡는다며 네 잎 클로버만 골라서 먹기 시작했다. “오늘도 행운을 찾았어. 어제는 열 개의 네 잎 클로버를 먹었지. 이제 나에겐 언제나 행운이 가득할 거야.”

 

그런데 네 잎 클로버만 골라 먹느라 세 잎 클로버를 먹지 않는 백토끼의 몸이 점점 야위어 가자 흑토끼가 백토끼에게 이렇게 말했다. “그렇게 몸이 야위다간 만약 여우라도 만나게 되면 도망칠 힘조차 없을 거야. 세 잎 클로버를 먹은 우린 건강하고 다리에 힘이 있는데, 네가 만약 네 잎 클로버를 ‘행운’이라 부른다면 나는 세 잎 클로버를 ‘행복’이라고 부르고 싶어.”

 

출처 : 금강일보(http://www.gg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