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발표작품 ]

< 아내의 전쟁 > < 밀물과 썰물 > - 계간문예 2020년 봄호

高 山 芝 2020. 3. 30. 21:50

< 아내의 전쟁 >

 

통증의 공격으로

만신창이가 된 아내

 

수시로 진통제를 투약해

진압해 보지만

종전(終戰)은 되지않고

전투(戰鬪)가 계속되네

 

지끈 지끈 욱신 욱신

살을 에는 통증과

결리고 쑤시는 허리앓이 국지전(局地戰)

3차 신경통으로 전선(戰線)이 확전되네

 

악전고투하며 전면전(全面戰)을 치루는

성한 곳 하나 없는 아내의 전장(戰場)

함께 손을 잡고 싸우고 싶은데

참전을 할 수 없네, 할 수가 없네

 

아내의 손 붙잡고

기도밖에 할 수 없네

    


< 밀물과 썰물 >

 

밀물은 밀어주고 썰물은 끌어주네

밀어주지 않고 밀어내는 세상인데

끌어주지 않고 끌어내는 세상인데

밀물은 밀어주고 썰물은 끌어주네

 

가쁜 숨 몰아쉬며 하얀 거품 품어내며

끌어내지 아니하네 끌어안고 함께 가네

밀어주며 함께 가네 밀어내지 아니하네

밀물은 밀어주고 썰물은 끌어주네

 

처얼썩 처얼썩 바위를 때리면서

밀어내기 보다는 앞장서 밀어주고

끌어내기 보다는 앞 세워 끌어주네

밀물을 밀어주고 썰물은 끌어주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