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년 인생여정, 한권의 책으로 - 금강일보 2020년 12월 27일
고산지 연자수필집 ‘사다리 걷어차기’ 발간
[금강일보 최일 기자] “나의 인생 여정은 기쁨과 슬픔, 분노와 격정이 만들어낸 한 편의 드라마였습니다. 칠십이 되고서 진정한 자유인이 되었습니다.”
금강일보에 연자수필(戀子隨筆)을 연재하고 있는 고산지 선생이 고희(古稀)를 기념해 칼럼집 ‘사다리 걷어차기’를 펴냈다.
연자수필은 자작시 수필이 혼재된 칼럼으로, 지난 2013년 7월 금강일보에 게재하기 시작해 벌써 7년이란 세월이 흘렀다. 시인이자 수필가인 고 선생은 이 가운데 2017년 2월부터 2019년 9월까지 실린 ‘명분(名分)’, ‘사람다운 사람’, ‘아무도 가보지 않은 길’, ‘원죄(原罪)’를 비롯한 30편의 글을 엮어 ‘사다리 걷어차기’를 발간했다.
고 선생은 10대에 아버지를 잃고 가장이 됐다. 20대에는 시(詩)를 쓰며 세상을 걱정했고, 30대에는 결혼해 사업에 투신했다가 40대에 도산(倒産)하면서 하나님을 만났고, 신용불량에서 복권(復權)된 50대 후반 다시 펜을 잡았다. 남의 말이 들리기 시작한 60대에는 장로가 됐고, 칠순이 된 지금 그는 몽당연필 한 자루를 들고 마음이 가는 대로 살아가는 자유인이 됐다고 말한다.
‘사다리 걷어차기’에는 범부(凡夫)인 그가 터득한 삶의 지혜와 깨달음, 하나님의 섭리와 주의 은혜를 담은 글이 담겼다. 독실한 기독교인인 그의 신실한 신앙과 함께 질곡을 안고 있는 이 세상이 보다 아름다워지고 평안해지길 바라는 간절한 염원, 삐뚤어진 세태에 대한 따끔한 질타의 목소리도 엿볼 수 있다.
국제PEN한국본부·계간문예작가회·크리스천문학가협회 이사 등을 맡고 있는 고 선생은 그간 시집 ‘비비고 입 맞추어도 끝남이 없는 그리움’, ‘짠한 당신’, ‘상선약수마을’, 서사시집 ‘독립 없는 해방은 시리도록 아프다’ 등을 출간했고, 시사문단문학상 대상, 한비문학상 대상, 상상탐구작가상 등을 수상했다.
최 일 기자 choil@gg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