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수필 - 앙코르왓 여행기

앙코르 왓 - 제1회랑 * 천국과 지옥(The Heavens and Hells)

高 山 芝 2013. 12. 6. 13:24

천국과 지옥(The Heavens and Hells)

앙코르왓 1층 회랑 남쪽벽 동쪽 회랑의 수리야와르만 2세의 긴 군사행렬이 끝나면 66.5미터에 이르는 ‘천국과 지옥’ 장면의 부조가 등장한다. 37개의 천국과 32개의 지옥 장면은 한마디로 압권이라 할 수 있다.

천국과 지옥의 부조는 화면을 세 부분으로 나누어 조각해 놓았는데, 상단의 극락세계, 중단의 야마 신의 재판정에 들어가면서 심판을 기다리는 세계, 하단의 지옥으로 구성되어 극락의 안식과 지옥의 아비규환 세계를 대비시켜 리얼하게 표현하고 있다.

이 부조는 사후에 생전의 행위에 따라 심판받아 자신의 죄값에 의해 천국과 지옥행이 결정되는 윤회와 극락정토사상을 반영하고 있다. 선한 행위를 한 사람들은 37천의 천국으로 올라가 부인과 더불어 편안하고 안락한 생활을 누리게 된다. 반면 악한 행위를 한 사람들은 32군데의 지옥으로 떨어져 온갖 죄값을 치루게 된다.

불교에서 염라대왕으로 알려진 사법 신 야마(Yama)는 물소의 등에 올라탄 채 18개나 되는 팔로 법정에 들어온 사람들을 제지하고 사법적 판결을 주재한다. 사후 심판은 야마신이 주재하지만 판결에 앞서 그의 보조자들로부터 도움을 받는다. 야마신의 법정이 열리면 생전의 기록을 관장하는 보조신 찌뜨라굽따(Citragupta)가 심판을 받는 사람의 기록을 분석하고 야마신의 또 다른 화신인 다르마(Dharma)신이 야마신의 판결을 공표한다.

판결이 내려지면 ‘지옥(naraka, 奈落)의 기록부’와 ‘천국(sukh?vat?, 淨土)의 기록부’에 기재한 다음에 천국행과 지옥행으로 갈 사람을 구분한다. 선행을 이룬 자는 위슈누 신이 타고 다니는 가루다(garu?a 金翅鳥)의 등에 태워 천국으로 보내져서 부인과 여생을 즐기지만, 반면 악행을 많이 저질러 죄업을 받은 자는 야마신의 보조자들에 의해 지옥으로 던진다.

천국과 지옥의 부조 중간 장면은 물소 등에 올라탄 야마신이 자신의 칼로 지옥의 방향을 가리키고 있으며 상단에는 천국행을 판결 받아 평화롭게 생활하는 천국의 장면이 그려있고, 하단에는 악업(惡業)을 행한 자가 지옥세계에서 고통당하는 여러 장면들이 있다. 천국의 궁전에는 19명의 남자와 18명의 여자들, 압사라가 앉아서 즐겁고 편안한 삶을 누리고 있는 장면이 한가롭게 전개되어 있다. 반면 하단의 지옥에는 인간이 상상할 수 있는 온갖 형태의 고통으로 지옥의 옥졸들이 고문을 가하는 장면이 살벌하게 전개된다. 특히 불에 달구고 튀기는 괴로움의 뜨거운 지옥과 끝없는 추위?배고픔에 시달리는 차가운 지옥 등 32개나 되는 지옥에는 살인, 절도, 폭력 등의 죄목에 따라서 여러 가지 형벌을 받게 된다.

회랑에 부조된 지옥의 장면들은 목에 형틀을 매는 형벌, 손을 뒤로 젖히게 하고 수갑을 채우는 형벌 등 다양한 고통이 가해지는데 13세기 앙코르를 여행한 주달관이 말하는 가쇄(枷鎖)가 이러한 형벌을 내리는 도구들이다. 1970년대에 크메르루주 군들에게 의해 자행된 킬링필드의 모습도 이러한 지옥의 형벌이 그대로 재현된 것이라고도 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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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 지식백과] 앙코르와트 (문화콘텐츠닷컴 (문화원형백과 앙코르와트), 2005, 한국콘텐츠진흥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