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자수필(戀子隨筆) 89

[고산지의 戀子隨筆] 밀물과 썰물 - 금강일보 승인 2020.11.03. 16:25

밀물은 밀어주고 썰물은 끌어주네 밀어주지 않고 밀어내는 세상인데 끌어주지 않고 끌어내는 세상인데 밀물은 밀어주고 썰물은 끌어주네 가쁜 숨 몰아쉬며 하얀 거품 품어내며 끌어내지 아니 하네 끌어안고 함께 가네 밀어주며 함께 가네 밀어내지 아니 하네 밀물은 밀어주고 썰물은 끌어주네 처얼썩 처얼썩 바위를 때리면서 밀어내기보다는 앞장서서 끌어주고 끌어내 보다는 앞장 세워 밀어주네 밀물을 밀어주고 썰물은 끌어주네 달은 모습을 바꿔 가면서 지구 주위를 공전(公轉)하고, 지구는 계절을 바꿔 가면서 태양 주위를 공전한다. 달은 모습이 바뀌고, 계절도 바뀌는 등 변화가 있지만, 모두 제자리로 돌아오는 순환이 계속된다. 해수면이 높아져 바닷물이 육지 쪽으로 들어오는 밀물과, 해수면이 낮아져 바닷물이 바다 쪽으로 빠지는 썰물..

힘이 없는 자주는 독립 없는 해방이네 - - 금강일보 승인 2020.09.08 17:22

힘이 없는 자주는 독립 없는 해방이네 힘에 의해 결정되는 국가 간의 문제는 선악(善惡)의 논리로만 판단하면 위험하네 크림반도 점령한 러시아의 야만과 남사군도(南沙群島) 강점한 중국의 횡포 등 국제사회 냉정함을 이해하지 못하면 또다시 나라 잃고 속국으로 전락하네 국가를 위해서 국민을 위해서 보다 나은 국가와 손을 잡지 않으면 실효적 지배도 국제법의 판결도 허망할 뿐이네 쓸모가 없어지네 법치가 바로서야 나라가 부강하고 나라가 부강해야 자유가 주어지네 힘이 없는 독립은 자주 없는 구속이네 힘이 없는 자주는 독립 없는 해방이네 1947년 남중국해에 ‘남해구단선’을 설정한 중국은 4개 군도인 파라셀, 스프래틀리, 매클스필드, 프라타스를 각각 시사(西沙), 난사(南沙), 중사(中沙), 둥사(東沙)라 부르며, 군도 ..

[고산지의 戀子隨筆] 꼰대의 눈물 - 금강일보 승인 2020.07.14 15:35

열심히 살았네 바쁘게 살았네 월급봉투 던져주면 괜찮을 줄 알았네 스스로 자식들도 자라는 줄 알았네 다음 세대가 다른 세대로 변한 사회 평등을 앞세우자 권위가 무너지네 매스미디어를 장악하고 절대자의 자리를 넘보는 화려한 우상들 어느새 꼰대가 된 나는 그 나라와 의를 먼저 구하라는 약속을 망각하고 일용할 양식부터 찾았던 나는 멘토가 아니었네 믿음의 유산을 물려주지 못하고 다음 세대를 다른 세대로 만드는데 기여하고 있었네 동맥 내부에 지방이 축적돼 혈관이 경화되면서 탄력을 잃는 현상을 동맥경화라고 하고, 간이 굳어지는 현상을 간경화라고 부른다. 산소와 영양을 공급하는 관상동맥의 동맥경화는 심근경색을 일으키고, 뇌동맥의 경화는 뇌졸중을 일으킨다. 이렇듯 신체의 어느 부분이 경화되면 중병을 앓게 되는 것처럼, 마..

[고산지의 戀子隨筆] 빚진 죄인 - 금강일보 승인 2020.06.16. 18:08

빚진 죄인은 옛말이 되었네 피차 사랑의 빚 외에는 지지 말라 하였는데 공짜 점심은 세상에 없다는데 지 돈도 아닌데 생색까지 내면서 우선 먹기는 곶감이 달다며 일단은 하나씩 빼먹자는 위에 분 빚을 나눠주며 무상(無償)이라 주장하네 지옥으로 가는 길을 포장하는 의인(義人)들 지옥은 감추고 선의(善意)만 드러내네 빚진 자는 채주(債主)의 종이 된다 했는데 빚을 내 소비하라 소비하라 강권하네 죄보다 무서운 게 빚이라는 사실을 그들은 모르네, 모르고 있네 회개하고 돌이키면 죄를 사함 받지만 빚을 갚지 않으면 믿음이 붕괴되네 신용대출(信用貸出)은 믿음이 담보라네 돈을 벌지 않은 자 무위도식(無爲徒食)하는 자 믿음을 배교(背敎)한 빚을 진 죄인(罪人)이네 시장이 정상적으로 작동할 경우 중앙은행은 주로 정책금리 인하를..

[고산지의 戀子隨筆] 유슬람의 고백 - 금강일보 승인 2020.05.19 18:34

다음 세대는 달라야 하네 나보다 나아야 하네 그렇게 말은 하고 있지만 생각만은 나와 같기를 원했네 가난을 경험하지 못한 결핍을 느껴보지 못한 아들은 나와 생각이 달랐네 아날로그에서 디지털로 변해가는 세상 업그레이드 되지 못하고 자식을 바라보는 우리는 유슬람 아들은 다른 세대가 되어 새로운 시대를 열고 있는데 호롱불도 모르고 보리 고개 알지 못한 자식에게 “왕년의 나는” “니가 무얼 안다고” 씹선비 꼰대질로 부아만 돋구었네 멘토가 되지 못한 꼰대의 잔소리 펑크 난 권위權威를, 주의主義 앞에 세워놓고 설명충이 되었네 주야장천晝夜長川 설교했네 심은 대로 거두고 보는 대로 생각하며 생각대로 세상은 변화하고 있는데 위즈위그, 위즈위그, 위즈위그, 위즈위그. 한국 사회는 베이비붐 세대와 X세대. MZ세대로 나뉜다...

[고산지의 戀子隨筆] 내 탓이요, 덕분이요 - 금강일보 승인 2020.04.21 19:40

남 탓으로 돌리는 사람들 때문에 바람이 잘 날 없네, 세상이 시끄럽네 부모 탓, 조상 탓, 구조 탓을 주장하네 상황을 바꾸자고 외치면서도 내 탓은 절대 아니라고 말을 하네 덕분에 산다는 세상이면 좋겠네 내 탓이요 하면서 살았으면 좋겠네 주신 덕 나누며 자신을 바라보며 잘못은 내 탓이요, 모든 영광 덕분이요 내 탓이요, 덕분이요 말했으면 좋겠네 백성에게 죄가 있건 없건 간에 모든 게 내 책임[有罪無罪, 惟我在]이라고 말을 하는 정치인이 그립다. 이웃이 아프면 함께 아파하고, 이웃이 기뻐하면 함께 기뻐하는 선한 사마리아인이 사라진 사회. 진영 논리에 매몰된 사람들은 제 눈에 들보는 보지를 못하면서 남의 눈에 티만 보고 비판해 정죄한다. ‘문제가 발생하면 군자는 해결 방법을 본인에게서 찾고[君子求諸己], 소인..

[고산지의 戀子隨筆] 바이러스 - 금강일보 승인 2020.03.24 17:35

[고산지의 戀子隨筆] 바이러스 - 금강일보 승인 2020.03.24 17:35 전사轉寫하지 않으면 점点으로 마감하고 융합되지 못하면 선線으로 존재하네. 거울 속에 갇혀서 발현되지 않는 생명 춘몽일 뿐이네, 어둠일 뿐이네 핵산核酸을 태반胎盤으로 영생을 꿈꾸며 소망의 형질 발현, 인내하며 기다리..

<고산지의 戀子隨筆> 노예의 길 - 금강일보 승인 2019.12.24 16:51

&lt;고산지의 戀子隨筆&gt; 노예의 길 - 금강일보 승인 2019.12.24 16:51 주어진 모든 것 당연한 것 아니네 광기(狂氣)로 길들여진 민중을 만들고저 공짜로 사람을 유혹하고 미혹하네 공짜의 당연함에 길들여진 사람들 자유가 규제되면 노예의 길 걷게 되네 공짜 점심 세상에 없네 공짜가 아니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