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곡의 안개처럼 살다

고산지씨 ‘계곡의 안개처럼 살다’ 발간 - 광주일보 기사

高 山 芝 2017. 5. 10. 20:40

고산지씨 ‘계곡의 안개처럼 살다’ 발간

            ‘한국판 쉰들러리스트’ 고영완 일대기

                                  광주일보 문화 2017년 05월 08일(월) 00:00

 

한국판 쉰들러리스트 무계(霧溪) 고영완(1914∼1991)의 일대기를 다룬 책 ‘계곡의 안개처럼 살다’<사진>가

출간돼 눈길을 끈다.

 

조선학생동지회의 독립운동에 여동생 고완남과 함께 참여했던 고영완은 말을 남기지 않고(不言),

글을 남기지 않고(不文), 이름을 남기지 않는다(不名)는 독립운동 3不 철칙을 지킨 선비였다.

 

책의 저자는 시인이자 칼럼니스트인 고산지 씨로, 고씨는 7년여에 걸친 각고의 노력 끝에 집안의 종손인

무계 고영완의 일대기를 복원했다.

 

고영완은 독립투사로서, 정치가로서, 독지가로서 그리고 계몽운동가로서의 삶을 살았다.

그러나 본인의 이름으로 된 글 한편도, 해방 전의 사진 한 장도 남기지 않을 만큼 철저하게 3不 원칙을 견지했다.

 

2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당선되었지만, 국회 개원 7일 만에 한국전쟁이 발발하는 불운을 겪는다. 이후 동족상잔의

전쟁 가운데서도 이념에 매몰되지 않고 정읍의 부역자들과 장흥군 보도연맹위원장 이자산과 그의 형 남부군

이영원을 구출하는 선행을 실천하기도 했다.

 

장흥공립중학교 설립 당시에는 답(畓) 100두락(斗落)을 쾌척하였으며 장흥농업기술학교를 설립해

군민 교육에도 열정을 쏟았다. 저자가 본 고영완은 좌우의 이념을 모두 섭렵한 사고의 폭이 넓은 정치인이다.

 또한 지행합일의 양명학을 실천한 의인이기도 했다.

 

저자는 “자라나는 세대의 정체성을 회복하기 위해서라도 기록을 통해 우리 역사 속에 묻혀있는 영웅을

부활시켜야 한다”며 “작품집이 젊은이들에게 널리 읽혀지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한편 장흥 출신 고 시인은 2007년 시사문단 문학상 대상과 2010년 한비문학상 수필부문 대상을 수상했다.

한국문인협회 회원이자 국제PEN클럽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박성천기자 skypar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