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산지의 戀子隨筆> 노예의 길 - 금강일보 승인 2019.12.24 16:51

<고산지의 戀子隨筆> 노예의 길 - 금강일보 승인 2019.12.24 16:51

 

주어진 모든 것

당연한 것 아니네

 

광기(狂氣)로 길들여진

민중을 만들고저

 

공짜로 사람을

유혹하고 미혹하네

 

공짜의 당연함에

길들여진 사람들

 

자유가 규제되면

노예의 길 걷게 되네

 

공짜 점심 세상에 없네

 

공짜가 아니라네

 

쟁취해야 누릴 수 있는?

자유의 가치

 

사람들이 모르네

모르고 있네

 

자유는 선택이다, 선택이 규제된 사회에서는 완전한 자유를 누릴 수 없다. 이러한 선택에 대해 책임지는 분별력은 규범(規範)에서 나온다. 사회생활을 순탄하게 할 수 있도록 질서를 유지하기 위하여, 구속(拘束)되고 준거(準據)하도록 강요되는 일정한 행동양식이 규범이다.

 

규제의 강도(强度)에 따라서 규범은 다음의 3단계로 구분된다. 1단계는 관행에 입각해 사람들의 생활과 행동을 규제하는 것으로, 이를 위반한 경우에는 비웃음과 따돌림 등의 제재를 받는다. 2단계는 도덕적 관습으로, 이를 위반하면 공동절교 등 물리적인 제재를 당한다. 비록 성문화(成文化)돼 있지 않지만 일상적인 행동에서 강력한 구속력을 갖고 있다. 3단계는 제재의 주체가 어떤 형태이든 공적인 성격을 띠어 권력을 갖는 경우다. 규범은 전형적으로는 법이라는 형식을 취하며 재판 등을 통해 공적으로 구속력을 갖게 된다.

 

규범의 형태를 보면 전통·도덕·제도 등으로 사회의 순기능적 측면이 강하지만, 각 사회의 문화·종교·이념 등의 존재 형태가 문제가 된다. 예를 들면 유럽 사회에선 그리스도교 교의(敎義)에 입각한 가치의식이나 체계가 기본적으로 규범의 질을 규정하고, 윤리·도덕의 근간을 이룬다. 한국에서는 유교에 입각한 가치체계가 사회 구조상의 특질과 결부돼 규범의 주축을 이루고 있다.

 

이러한 문화의 차이는 특정한 민족적 성격이나 사회적 성격의 형성에서 연유된다. 계급사회에선 권력에 의한 일정한 이데올로기, 가치관의 주입이 제도 또는 교육에 의해 이뤄져 일상적 규범의 내용을 구성하게 된다. 이로써 규범의 사회 통제적 기능이 확대돼 생활상의 욕구 충족과 모순·대립을 보게 된다. 그 모순을 해결하려는 노력이나 새로운 이념, 가치의식의 도입과 성립에 따라 규범의 질적인 내용이 변화하게 된다.

 

가치관에 따라 규범을 바라보는 시각이 달라진다. 가치관은 개인이 세상을 어떻게 바라볼 것인가에 대한 인식이다. 가치관이 형성되기 전에 세계관과 인생관이 먼저 형성된다. 과학의 지식에서 얻어진 세계관은 인생관에도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 출신 환경에 따라 세계를 바라보는 눈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이러한 세계관과 인생관을 토대로 어떤 가치를 절대적인 기준으로 삼아 세상을 살아갈 것인가 하는 정체성인 가치관이 정립된다.

 

사람마다 출신 배경과 성장 환경이 다르다. 사회를 바라보는 시각에 따라, 세계를 이해하는 정도의 차이에 따라 가치관이 달라진다. 개인의 자유를 중시하는 자유주의와 공동체의 이익을 우선시하는 전체주의 분쟁으로 세상이 시끄럽다. 문제는 인간의 궁국적 목적은 공동체의 이익이 아니라 개인의 행복에 있다는 것이다. 개인의 자유를 기반으로 한 공동체의 이익 추구가 최선임에도 불구하고 세상은 개인의 자유를 규제해 공동체의 이익을 추구하는 쪽으로 흘러가고 있다. 개인의 자유와 정부의 권위에 대해 생각하고자 하는 사람들이 반드시 읽어야 할 명저인 ‘노예의 길’에서 하이에크는 물질적 욕구에 대한 좌절을 국가권력을 통해 보상하는 사회주의 계획경제는 모두가 노예의 길로 들어서는 인류의 재앙임을 냉엄하게 경고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