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려놓고 바라보네
펼쳐놓고 바라보네
사실만 보이네
진실을 볼 수 없네
볼 수 없는 진실을
스스로 해석해
생각을 조종하네
마음을 움직이네
생각을 하다보면 마음이 물들고
생각이 뿌리 내려 마음을 지배하네
상처 난 부위를 집중해서 조명하네
진실은 가려지고 사실이 돋보이네
사실을 진실로 윤색하여 포장하면
이념이 살아나 형체를 드러내네
이념에 감염된 사람들 모여서
움직이기 시작하네
떠들기 시작하네
발 없는 말은 천리를 달리고
이념이 신념 되어
진리라고 믿게 되네
한 시대나 사회 또는 계급에 독특하게 나타나는 관념, 믿음, 주의 따위를 통틀어 이르는 말은 이념의 사전적 의미다. 이념(理念)의 다스릴 이(理) 자는 구슬 옥(玉) 변에 마을 리(里) 자가 합해진 형성문자다. 중국 서북지방에서 나는 옥(玉)은 원석(原石)에 숨어 있다, 옥(玉)의 결을 가려내는 작업으로 사리(事理)라는 뜻이 있는 다스릴 이(理) 자의 원래 의미는 마을 사람들이 원석 속에 숨어있는 옥(玉)의 결을 바르게 가려내는 작업을 의미했다.
입을 거꾸로 그린 모양으로 본래의 의미는 ‘입안에 머금다’인 이제 금(今) 자와 마음 심(心) 자가 결합한 생각 념(念) 자는 말이 밖으로 새어나가지 못하고 심장으로 들어가는 모양이다. 옛 사람들은 생각은 머리가 아닌 심장이 하는 것이라 믿었다. 생각 념(念) 자는 머릿속 생각이 밖으로 나오지 못하는 모습을 표현한 글자다.
어떤 사물이나 현상에 관한 견해나 생각으로 현실에 의하지 않는 추상적이고 공상적인 표상을 뜻하는 관념(觀念)의 볼 관(觀) 자는 황새 관(雚) 자와 볼 견(見) 자가 결합된 형성문자다. 나무 위에 올라가 있는 황새처럼 ‘넓게 보다’와 ‘용모나 모양’이라는 뜻도 함의돼 있다.
언어는 인간의 관념을 표현하는 도구이며 느낌이나 감정을 표현한다. 새로운 사실을 지각하거나 이성적인 생각 또는 형이상학적이고 추상적인 사고도 자유롭게 구사할 수 있도록 해준다. 이렇듯 관념은 모든 인간이 공통적으로 가질 수 있는 의식으로, 다른 언어를 사용하는 사람들은 서로 다른 방식으로 사물을 인식하여 관념을 표현하게 된다.
이데올로기(Ideology)는 프랑스 혁명기에 철학자 데스튀 드 트라시가 1801년 자신의 저서인 ‘관념의 과학’의 약칭으로 도입하면서 사용한 용어다. 관념의 과학은 인간정신에서 편견을 몰아내고 이성을 복권함으로써 인간에 봉사하고 구원하는 것을 목표로 삼았다. 나폴레옹은 혁명사상의 혐오스러운 요소들과 이데올로기를 결합한 관념론자들을 이데올로그(Ideolog)라고 불렀다. 이데올로기를 만들고 이것을 논하는 사람들을 의미하지만 지금은 주로 마르크스주의의 용어로 사용되고 있다.
‘선무당이 사람 잡는다’는 속담처럼 지금 우리사회는 삿된 이데올로그들 때문에 열병을 앓고 있다. 선무당이 장구 탓 하듯이 남 탓으로 돌려 진실을 은폐하는 지도자들이 음모론자가 돼 국민의 눈과 귀를 가리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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