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경명의 시 - 분황사 옛터

 

분황사 옛터

 

찬란한 옛 모습은 없고 잡초만 무성한 분황사터 임진왜란 때 순절한 고경명(高敬命)이 경주의 옛 분황사 터를 찾아 읊은 것이라 한다. 草沒浮屠路已迷　野人傳道古招提 초몰부도로이미　야인전도고초제 金生碑字磨風雨　强拂苔痕檢舊題 김생비자마풍우　강불태흔검구제 부도는 풀에 묻혀 길도 이미 없거늘 　 들판의 농부들은 옛 절터라 전하누나 　 김생의 비석 글씨 비바람에 닳았는데 　 애써 이끼 헤치며 옛 글을 찾아보네 　 고경명(高敬命 1533∼1592).본관은 장흥(長興), 자는 이순(而順), 호는 제봉(霽峰) 태헌(苔軒)이며 대사간 고맹영(高孟英)의 아들로서 조선 중기의 문신겸 의병장이다.광주 압보촌(鴨保村)에서 태어나, 명종 7년(1552)에 사마시에 제1위로 합격하여 진사가 되고, 1588년에는 식년문과에 장원으로 급제하여 형조좌랑 사간원 헌납 사헌부 지평을 거쳐 1563년에 홍문관 교리가 되었다. 선조 16년(1583) 한성부 서윤 한산 군수를 거쳐 순창 군수 승문원 판교 동래 부사가 되었으나 서인이 실각하자 파직되었다. 1592년 임진왜란이 일어나자 김천일(金千鎰) 박광옥(朴光玉) 등과 의병을 일으키고 전라좌도 의병대장에 추대되었다. 죽음으로써 왜적과 싸우던 그는 아들 고인후(高仁厚)와 유팽로(柳彭老) 안영(安瑛) 등과 함께 금산(錦山)에서 순절하였다. 그는 뒤에 의정부 좌찬성에 추증되었으며, 광주의 포충사(褒忠祠) 금산의 성곡서원(星谷書院), 종용사(從容祠) 순창(淳昌)의 화산서원(花山書院)에 배향되었다. 시호는 충렬(忠烈)이며, 저서로는 제봉집(霽峰集) 및 속집과 유집,서석록(瑞石錄) 정기록(正氣錄)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