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은 날 더러 즐기라고 합니다
세상은 날 더러 움켜쥐라 합니다
이익이 없다면 관심도 갖지 말고
편하게 사는 것이 현명하다 합니다
그것이 지혜라고 속삭입니다
당신은 날 더러 사랑하라 합니다
당신은 날 더러 나누라고 합니다
먼저 다가가 손을 내밀고
이웃과 더불어 꿈을 꾸라 합니다
누구나 꿈을 꿀 수는 있지만
아무나 꿈은 이룰 수 없다며
누구나 즐기면서 살아갈 수 있지만
아무나 감사할 순 없다고 합니다
누구나 할 수 있지만
아무나 할 수 없기에
세상은 아직도 살만하다 합니다
그 일은, 그 일은 네 몫이라며
지금 당장 하라고 붙드십니다
나눔과 분배는 같은 의미로 사용되기도 하지만 풍기는 뉘앙스는 전혀 다르다. ‘보이지 않는 손’으로 통칭되는 ‘이기심’은 시장(市場)을 움직이는 동력이다. 이러한 이기심을 자유롭게 교환하는 시장경제를 ‘자본주의의 꽃’이라고 경제학에선 말한다. ‘이기심’을 간과한 분배정책은 오히려 시장경제를 위축시키고 가난과 빈곤의 악순환이라는 늪에 빠져 필연적으로 부정부패를 양산할 수밖에 없다.
‘분배’라는 명분에 집착하는 사회는 성장률이 둔화되고, 삶의 질이 악화된다는 사실은 이미 공산주의가 몰락해가는 과정을 통해 확인됐다.달란트 비유를 통해 예수님은 우리에게 진정한 시장경제가 무엇인지를 가르쳐 준다. 위임받은 달란트를 활용, 열심히 장사해 이익을 남긴 사람에게는 ‘착하고 충성된 종’이라고 칭찬했고, 그 달란트를 땅 속에 묻어두고 비교하며 불평한 사람에게는 ‘악하고 게으른 종’이라고 꾸짖고는 맡긴 달란트마저 빼앗아 ‘있는 자’에게 더해 준다.
생산성을 높이는 동기가 ‘이기심’에 있는 것은 분명하지만 비교하고 불평을 하다보면 자기도 모르는 사이 부정적 에너지가 마음을 지배해 사회적 규범을 어기고 세상을 어지럽게 한다. 이러한 심리적 상태를 한자로 설명하면 쉽게 이해가 된다. 자신의 이익을 위해, 어떤 일을 하고자 할 욕(欲)자에 마음 심(心)이 더해지면 욕심 욕(慾)자가 된다. 여기까지는 창조적인 에너지다. 그러나 견물생심(見物生心)이란 사자성어처럼 조개 패(貝, 돈·재물을 의미)자에 지금 금(今)자가 결합되면 탐할 탐(貪)자라는 부정적인 에너지로 변질된다.
‘소명의식’이 있다면 문제는 달라진다. 나에게 맡겨진 것을 그분의 뜻에 따라 나눠주는 ‘나눔’에는 감사와 사랑이 내재돼 있지만 나의 것 또는 남의 것을 나눠주는 분배행위는 어떤 명분으로 포장을 한다 해도 그 저변에 ‘이기심’이 깔려있기 마련이다. 받은 선물을 기쁨으로 나누는 ‘나눔’이야말로 불평과 불만을 잠재우고 상처와 분열을 치유할 수 있는 유일한 방도임을 이 아침 생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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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산지 금강일보 2014년2월20일 게재 블로그 주소 - http://blog.daum.net/zeroko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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