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곡의 안개처럼 살다’에 대한 작가의 변.
적자생존의 시대입니다.
이 말은 다윈의 진화론에서 나오는
‘적응하는 자가 살아남는다’는 뜻이 아닌,
‘기록하는 자 만이 살아 남는다’는 철학적 화두입니다.
인류의 문명은 기록에 의해 발전하고 있읍니다
“만약 제봉이 없었으면 호남이 없었을 것이다,
만약 호남이 없었다면 조선도 없었을 것이다”라는 뜻을 가진,
“약무제봉(若無霽峯)이면 시무호남(是無湖南)이요,
약무호남(若無湖南)이면 시무조선(是無朝鮮)이다” 라는 글은
충무공 이순신의 고경명에 대한 글입니다.
고경명이 이끌던 전라도 의병은 도성방위를 목표로 북상하던 중,
제1차 금산전투에서 패전하였으나,
일본군의 전라도 침략을 저지하는 데 성공했습니다.
조선의 마지막 남은 병참기지 호남이 왜군에 넘어가지 않았던 것은,
바로 고경명이 이끌던 7천명의 전라도 의병 때문이었습니다.
이를 발판으로 이순신은
“아직도 우리에게는 배 12척이 있다”는 필사의 각오아래,
일본 수군 330척과 맞선 명량해전에서, 왜선 133척을 격파시킴으로
전쟁의 승기를 잡게 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고경명은 순국한 이 후
제대로 된 평가를 받지 못 했습니다.
광주즉할시 남구 압촌동에는 고씨삼강문이 서 있습니다.
1충(고경명), 3효(장남 종후, 차남 인후, 손자 부금),
2열(딸 장흥고씨와 조카며느리 광산 정씨),
1절(동생 경형)의 일곱분의 의인를 모신 붉은 정문(旌門)입니다,
금산 전투에서 순국한 고경명과 둘째아들 고인후의 시신을
수습한 노비 봉이와 귀인은, 고종후의 2차 거병에도 참가해
김천일과 함께 진주성을 사수하다 주인과 함께 순국합니다.
(진주성 3장사 김천일, 최경회, 고종후)
고경명의 사당인 포충사에는 주인에게 충성한 노비 봉이와 귀인의
충성을 기리는 충노비가 서 있습니다.
이러한 고경명의 사적은 막내 아들 청사공 고용후가 없었다면
후세에 알려지지 않았을 것입니다.
부친 고경명의 흔적을 모아서 정기록을 편찬,
장흥고씨에게 조선 역사상 전무후무한 3부자 불천위(不遷位) 명예를
얻게한 것은 청사공의 기록 덕분입니다.
제 외조부님은 무청사(無晴沙)면 무제봉(無霽峯)이라는 말씀을
자주 하시곤 하셨습니다.
저희 집안에는 ‘8촌 이내는 형제처럼 지내라’는 유훈이 전해지고 있습니다. 무계 고영완은 제게는 8촌인 3종 형님이자, 집안의 종손이었습니다.
제 결혼식의 혼주도 맡아주신 고영완은
아버님을 일찍 사별한 제게는 아버지나 다름없는 영웅이였습니다.
7 년 전 저는 고영완에 대한 인터넷 검색을 하다가
그분의 기록이 거의 없음을 보고, 기록을 찾기 위하여
당시의 신문기사를 뒤적이게 된 것이, 금번 발간한 무계 고영완의 일대기 “계곡의 안개처럼 살다”를 출간하게 된 동기입니다.
고영완은 독립운동을 해서인지 이름을 남기지 않는다는
불명, 글을 남기지 않는다는 불문, 말을 남기지 않는다는 불언의
독립운동의 3불 원칙을 끝까지 지킨 선비입니다.
그래서인지, 본인의 이름으로 된 글과 사진,
그리고 어록이 희귀해 자료를 수집하는데 7년이라는 긴 세월이 걸렀습니다. 독립투사로서, 정치가로서, 독지가로서 그리고 농촌계몽운동가로서의
그분의 흔적을 찾다가 점점 고영완의 매력에 빠저든 지난 7년의 세월은,
제게는 무척이나 행복한 기간이었습니다.
고영완은 좌,우의 이념을 모두 섭렵한 사고의 폭이 넓은 정치인입니다.
이념의 스펙트럼이 넓은 정치인이면서 선지후행의 명분론을 주장하는
주자학에 빠지지 않았고, 지행합일의 양명학을 실천한 의인이기도 합니다.
정읍의 부역자와 장흥군 보도연맹위원장 이자산 그리고
그의 형인 남부군 이영원을 구출한 그의 선행은
전설이 되어서 우리 주위를 맴돌고 있습니다.
간첩이라고 매도하는 살벌한 전시정권의 위협에도 굴하지않고
국민방위군의옥 사건의 주범이 3년6개월 형을 받자
국회에서 최초로 거론, 재심을 받게하여 사형을 이끌어낸 정치인입니다.
자라나는 세대의 정체성을 회복하기 위해서라도
우리는 기록을 통하여 우리의 역사 속에 뭍혀있는
우리들의 영웅을 부활시켜야만 합니다.
이를 위한 첫걸음으로 이번에 발간한 무계 고영완 일대기인
“계곡의 안개처럼 살다”라는 작품집이 이 자리에 모인
여려분 뿐만이 아닌 대한민국의 모든 젊은이들에게
널리 읽혀지기를 기대합니다
감사합니다. 고 산 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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