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강일보 > HOME >오피니언 > 칼럼 승인 2019.02.13 19:02
[고산지의 戀子隨筆] 아무도 가보지 않는 길
아무도 가보지 않는 길을 가려면
방향이 먼저이지요
방향을 벗어나면 나침판 초침이 흔들리지요
검증되지 않은
알 수 없는 길을 가는 사람은
용기있는 사람들이지요
용감한 사람들의 용기때문에
세상은 새로운 시대가 열리지만
아무도 가보지 않는 길을
모두가 함께 갈 수는 없지요
효능이 좋겠다는 물질도 신약이 되려면
임상실험을 거처야 하지요
임상실험을 거치지않는 약물을
효능이 좋겠다는 이유로
모두에게 복용을 하라고 할 수는 없지요
아무도 가보지 않는 길을
모두가 함께 갈 수는 없지요
제대로 방향을 잡지못하면
나침판이 심하게 요동치지요
나침판 초침이 흔들리면
모두들 함께 불안해 하지요
상대방의 의견도 옳다면 수렴하여
시행착오 줄이고 방향을 조율하면
나침판 초침은 멈추게 되지요
모두가 손을 잡고 함께 가게 되지요
J.F.케네디 대통령 취임식때 자작시를 낭송했던 시인 로버트 프로스트의 시 “가지 않는 길(The road not taken)"은 ”가지 못한 길“ ”가 보지 않은 길“ ”걸어 보지 못한 길“ 등으로 번역되었다. 시인은 자신의 선택적 의지 때문에 포기한 ”가지 않은 길“에 대한 기회비용을, ”- 훗날에 훗날에 나는 어디선가 한숨을 쉬며 이야기할 것입니다. 숲 속에 두 갈래 길이 있었다고, 나는 사람이 적게 간 길을 택하였다고, 그리고 그것 때문에 모든 것이 달라졌다고 ‘ 노래한다. 혼자 가는 길과 모두가 함께 가는 길은 같을 수가 없다. 모두가 함께 가는 길은 검증이 끝난, 확실한 길이어야 한다. 신약(新藥)을 개발하는 제약회사는, 임상후보물질을 발굴하여 3차례의 까다로운 임상실험을 거친 후에야, 당국의 허가를 득해 신약을 시판한다. 이때 초기 약물을 발굴하여 임상 후보물질로 키울 확률은 평균 35%에 불과하다. 이러한 검증 절차 때문에 우리는 제약회사의 약을 신뢰하고 복용할 수 있다.
‘매몰비용’은 새로운 정책에 반하는, 이미 지출된 회수할 수 없는 비용으로, 함몰비용이라고도 한다. 광고비용이나 R&D 비용 등이 이에 속한다. 이 때 새로 선임된 경영자는 종래의 정책·계획을 수정하여 새로운 계획을 세우려 해도, 이미 진행되고 있는 사업에 투입된 많은 비용과 노력, 즉 매몰비용 때문에 사실상 합리적인 정책수립이 어렵게 된다. 또한 기 투자된 비용때문에 정책이 잘못된 줄 알면서도 계속 개입하는 의사 결정 과정을 ‘매몰비용의 오류’라고 한다. 문제는 공약이란 덫에 갇혀서 검증이 끝나 성과를 도출하고 있는 산업을 잘못된 정책이었다고 판단하여 매몰비용화한다면, 이는 ‘빈대를 잡는다며 초가삼간을 태우는’ 어리석은 의사결정이 아닐 수가 없다. 매몰비용이 체감할 수 있는 손실이라면, 무엇인가를 선택함으로서 포기해야 하는 비용은 기회비용이다. 기회비용은 체감을 할 수 없는, 보이지않는 가치의 손실이다.
프랑스의 경제학자 바스티아(Bastiat)는 "보이는 것과 보이지 않는 것" 이라는 수필에서 기회비용을 이렇게 정의했다. 상점 주인의 아들이 부주의하여 상점의 유리창을 깨뜨렸다. 사람들은 이 행위는 경제에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고 생각했다. 상점 주인이 새 유리를 끼워야 하므로 유리 가게 주인이 돈을 벌 기회를 얻게 된다. 유리 가게 주인은 번 돈으로 빵을 사고, 빵 가게 주인의 수입이 증가하면 해당 산업의 고용이 확대되므로, 공공의 이익에 기여한다고 생각했다. 바스티아의 말에 따르면 이러한 생각은 '보이는 것' 에 해당한다. 그리나 그는 '보이지 않는 것' 도 존재한다고 주장했다. 상점 주인은 유리창 교체에 돈을 썼기 때문에 신발 구입을 포기하고, 이로 인해 신발 가게 주인이 손해를 보게 된다. 같은 논리로 신발 가게 주인이 살 수 있었던 옷은 팔리지 않고, 옷 가게 주인의 수입과 옷 산업의 고용이 감소하게 된다. 이러한 '보이지 않는 현상'을 기회비용이라고 그는 설명했다
뗏목을 타고 강을 건넌 지도자는 육지에 도착하면 뗏목을 버려야 한다. 자신을 지지한 사람 뿐만이 아닌 반대한 계층의 의견도 수렴해야하기 때문이다. 매몰비용뿐만이 아닌 기회비용까지도 염두에 두고, 무엇이 국민을 위한 정책인지를 신중하게 검토해야 한다. 대한민국의 원자력은 세계 1위의 기술력을 자랑한다. 현재 한국을 제외하면 원자력발전소를 설계·시공·운영할 수 있는 나라는 미국, 일본, 중국, 프랑스, 러시아 등 5개국에 불과하다. 업계에서는 원자력발전소의 수명을 평균 60년 정도로 보고 있다. 만약 신한울 3-4호기의 공사가 중단된다면, 앞으로 60년 동안 원전 가동때문에 지역경제가 누릴 수 있는 이익은 모두 기회비용이 된다. 한국원자력학회는 신한울 3-4호기 취소로 울진 지역이 입게 될 직접적 피해액만 연간 1조1198억원에 달한다고 밝혔다. 탈원전정책때문에 신한울 3-4호기의 공사가 중단된다면, 이는 향 후 60년간 총 67조1890억원에 달하는 막대한 경제 효과를 포기하는 의사결정이 된다. 이 뿐만이 아니다. 탈원전정책이 원전건설의 수출 기회 박탈과 원자력산업의 생태계 붕괴로 인한 손실까지 감안한 의사결정이었다면, 이는 무지(無知)하다 못해 무모(無謀)한 의사결정이라고 말하지 않을 수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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