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발표작품 ]

[고산지의 戀子隨筆] 산상수훈(山上垂訓) * 2 -눌린 자, 자유하게 - 금강일보 승인 2020.12.23. 17:58

高 山 芝 2020. 12. 29. 13:16

학대 받는 사람들 세상에 너무 많네

 

정글 속 힘 있는 자 권력을 남용하고

가난하고 약한 자 힘으로 지배하네

 

불공정한 게임으로 부당이득 취하며

모욕하고 겁박하며 갑질을 하고 있네

 

신체적 억압부터 심리적 불안까지

 

외상후 장애가 마음의 상흔 되어

우울의 터널 속에 모습을 드리우네

 

학대 받은 사람 자신을 학대하며

세상을 믿지 못해 자학하며 살고 있네

 

불의한 권력을 사용하는 어둠과

불의한 제도로 착취하는 권력 향해

 

사탄아 물러가라, 어둠아 물러가라

 

예수님 명령하자 사슬이 풀렸네

억압에서 해방되어 터널을 벗어나네

 

지금은 은혜 받을 만한 때 구원의 날이니

희년의 기쁨으로 안식을 누리네

 

눌림에서 해방되는 자유를 누리네

 

학대란 강자의 약자에 대한 과혹한 대우, 지배, 힘의 행사로, 의도성과 무관하게 특별한 관계에 있는 자 등에게 불필요한 고통을 주는 것을 말한다. 주로 어린이와 노인이 학대 피해자가 되는 경우가 많다. 학대 형태로는 권위의 남용, 불공정 또는 부당이득, 신체적·정서적 폭력, 상해, 성폭력, 강간 등 여러 형태로 나타난다.

 

피해자는 심리적 외상과 불안을 포함해 만성 우울증,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등을 겪게 된다. 이러한 정신적 상처를 심리학에서는 트라우마라고 한다. 대형사건·사고로 인한 트라우마 외에도 성장환경과 일상적 생활에서 경험할 수 있는 크고 작은 트라우마로 인한 불안·우울 등의 정서적 문제 등은 질환의 일종이다.

 

기존의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처럼 확인이 가능하고 분명한 트라우마에 한해서만 질병으로 정의하는 것이 아니라, 누구나 경험할 수 있는 트라우마를 정신건강에 영향을 끼치는 중요한 요인으로 인정하고 있다는 점은 정신건강 문제가 특별한 사람에게만 나타나는 특수한 상황이 아니라 누구나 경험할 수 있는 보편적 문제이기 때문이다.

 

심리학자 셀리그먼은 상자 안에 개를 넣어 두고 전등에 불이 들어오면 바닥에 전기가 흐르게 했는데, 개는 바로 앞의 벽을 뛰어넘어 도망갈 수 있었다. 이렇게 훈련한 후 이번에는 개를 묶어 놓았다. 전기가 흐르자 개는 도망가려 했으나 묶여 있어 도망갈 수 없었다. 이 상황이 여러 번 반복되자 개는 피하려는 시도를 포기해 버렸다.

 

나중에는 묶은 줄을 풀고 도망갈 수 있게끔 해줬는데도 도망가지 않았고, 상자 밖에서의 생활도 전과 달리 활기를 잃어버렸다. 이렇듯 도저히 도망칠 수 없이 옴짝달싹할 수 없는 상황에 몰리면 무력감이 학습돼 해결책을 찾으려 하지 않고 무기력해진다. 세뇌가 된 학습된 무기력은 스스로의 힘으론 벗어날 수 없다.

 

세뇌는 중국 정부가 반동주의자들이 올바른 사상을 갖고 신중국 사회체계에 편입할 수 있도록 그들을 개조하기 위해 펼친 강제적 설득행위를 지칭한다. 조지 오웰의 ‘1984’는 매스미디어를 사용해 국민을 세뇌시켜 관리·통제하는 풍자소설이다. 우리는 지금 옳고 그름이 아닌 빅브라더의 당리당략의 세뇌를 받으며 살고 있다. 깨어있지 않으면 안개비에 옷이 젖듯 세뇌되고 만다. 자신의 연약함을 인정하고 지존자에게 자신을 맡기는 사람만이 보혜사의 능력으로 진정한 자유를 얻게 된다. 쓸모 있는 삶을 살게 된다.

 

주의 성령이 내게 임하셨으니 이는 가난한 자에게 복음을 전하게 하시려고 내게 기름을 부으시고 나를 보내사 포로된 자에게 자유를, 눈 먼 자에게 다시 보게 함을 전파해 눌린 자를 자유롭게 하고 주의 은혜의 해를 전파하게 하려 하심이라.’ (4:18~19)

 

공생애를 시작하기 전 광야에서 세 번의 사탄의 유혹을 이겨내고 나사렛 회당에서 처음으로 복음을 선포하며 하신 예수님의 말씀이다. 지식의 저주 때문에 진리를 외면하는 사람들에게 주는 천상의 죽비 소리다. 우리 모두 눌린 자를 자유롭게 하는 예수의 사랑을 체험하는 성탄절이 되길 소망한다.

 

출처 : 금강일보(http://www.gg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