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발표작품 ]

< 채송화 > - 착각의 시학 2021 봄 32호

高 山 芝 2021. 3. 19. 17:03

매마른 땅에 뿌리내린

다육질의 잎과 줄기

 

염천의 태양에도 기죽지 않네

 

(앞이 모양의 이파리

 

붉은 빛깔의 줄기 갈라지며

여름 내내 꽃송이 피우고 지네

 

 

아침 10시에

꽃받침에 맺힌 꽃봉오리 피어

 

중천에 해가 뜨면

바람 없어도 꽃술이 움직이네

 

수술과 암술이 스스로 교접

 

씨앗을 만들고

시드는 하루살이 꽃

 

이끼 같은 생명력

장명채(長明菜)라 부르네

 

 

꽃자리에 생긴

씨 주머니 성숙하자

 

성문을 딴 따꽃의 노년

 

작은 점 알갱이

세상으로 보내고

 

빈 주머니만 남았네

흙으로 돌아가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