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戀 子 詩 篇 ]

연자시편 - <파리대왕>- 한국문학신문 칼럼 - 2021년 8월 25일

高 山 芝 2021. 8. 30. 12:24

< 파리 대왕 >

 

하늘에서 추방된

교만한 천사

 

우민(愚民)들의 마음을 훔치며

주인행세를 하고 있네

 

한 쌍의 큰 겹눈으로 사방을 살피며

포착한 먹잇감은 놓히질 않네

 

나팔 입술은 탐욕이 가득해

냄새가 나는 곳에 빨대부터 꽂네

 

절제할 수 없는 욕망은

전체주의(全體主義) 강요하고

 

평등주의 앞세우며

자유주의 구속하네

 

하늘의 의()

과잉(過剩)에서 결핍(缺乏)으로

 

상선(上善)의 도는

높은 곳에서 낮은 곳으로 흐르네

 

파리 대왕을

세상은 두려워 하지만

 

내가 너와 함께하니

걱정하지 말라는 당신

 

한 앗사리온에

팔리는 참새 두 마리도

 

아버지 허락 없이는

땅에 떨어지지 아니하니

 

두려워 말라네

두려워하지 말라네

 

자신이 바알세불을 힘입어 귀신을 쫓아냈다고 유대인들이 주장하자, “사탄이 스스로 분쟁하면 그의 나라가 어떻게 서겠느냐는 예수님의 답변 속에는 분쟁하는 집이나 나라는 멸망한다는 사실을 사탄이 이미 알고 있기 때문에 그런 어리석음을 범할 리가 없다는 의미가 내포되어 있다. 그런 후에 예수님은 내가 만일 하나님의 손을 힘입어 귀신을 쫓아낸다면 하나님의 나라가 이미 너희에게 임하였느니라고 선언했다. 이 선언은 예수님의 능력이 하늘로부터 왔다는 선포이자 스스로 메시아임을 드러낸 표적이기도 하다.

 

주인을 의미하는 히브리어 'Bl(,)''()'을 의미하는 'al()' 그리고 사당을 의미하는 세불의 합성어인 바알세불은 구약시대 블레셋의 도성 에그론에서 섬기던 우상으로 파리 떼의 왕을 상징한다. 처음에는 '높은 거처의 주인(the master of high dwelling)'이라는 뜻의 '바알즈불(베엘제불)'이라 했는데, 솔로몬 왕을 연상시킨다는 이유로 히브리어로 '파리(fly)'를 뜻하는 비슷한 발음의 단어인 'Zəbûb(즈붑)'을 붙여 파리의 주인(The master of flies)'이라는 뜻의 '바알즈붑(바알제붑)'으로 바꾸어 불렀으며, 신약시대에 들어서는 유대인들이 예수가 일으킨 기적이 바알세불의 힘에서 나온 것이라고 주장함으로 바알세불은 '귀신들의 왕' 사탄이라는 의미로 변질되었다.

 

7대 죄악(The Seven deadly sins)은 가톨릭에서 규정하는 일곱 가지 죄의 씨앗으로 공식 명칭은 칠죄종(七罪種)이지만 성경에서는 7대 죄악에 대한 직접적인 언급이 없다. 죄의 씨앗에 관한 개념은 4세기 때 나타났으며 처음에는 여덟 가지였다. 교만(驕慢질투(嫉妬분노(憤怒나태(懶怠탐욕(貪慾폭식(暴食색욕(色慾)으로 이루어진 7대 죄악은 6세기 후반에 재위한 교황 그레고리오 1세가 확립한 것이다. 16세기경부터 예술가들은 죄와 악마를 결부하기 시작했다. 이는 당시 유행하던 악마학의 일환으로, 1589년 독일의 페터 빈스펠트(Peter Binsfeld)는 죄와 악마의 관계에 대해 기술한 책을 저술했다. 문헌에 따라 순서가 바뀌지만 지금까지 전해진 7대 죄악과 악마의 연관성은 다음과 같다.

 

첫 번째 죄는 교만(오만)으로 타락한 천사장 루시퍼는 7대 악마의 우두머리다. 두 번째 죄는 질투(시기)로 해룡의 괴수 레비아탄(리바이어던)이다. 세 번째 죄는 분노(격정)로 사탄이다. 히브리어로는 적대자 대항자라는 뜻이다. 네 번째 죄는 나태(타락)로 악마들의 대공으로 불리는 벨페고르다. 다섯 번째 죄는 탐욕(인색)으로 부()를 담당하는 맘몬이다. 여섯 번째는 폭식(식탐)으로 지옥을 다스리는 바알세불이다. 일곱 번째 죄는 색욕(육욕)으로 광포란 뜻을 가진 아스모데우스이다.

 

문학에서의 바알세불은 사탄이 아닌 사탄을 돕는 존재로 등장한다. 칠죄종(七罪種) 중 여섯 번째 죄인 식탐을 상징하는 바알세불은 칠죄종(七罪種) 중 첫 번째 죄인 교만을 상징하는 타락한 천사장 루시퍼의 오른 팔이 되어 지옥을 다스린다. 지배한다는 것은 고통스럽지만 꿈을 꾸어볼 가치가 있다. 천국의 종으로 살아가느니 지옥의 지배자로 사는 것이 훨씬 낫다는 말로 천사들을 선동하여 반란을 일으킨 천사장 루시퍼와 그의 부하 들은 미카엘 천사가 이끄는 천군천사에게 패배하여 천국에서 쫓겨나 지옥으로 떨어졌다. 루시퍼는 지옥에서 끊임없이 불타는 고통을 받았지만 지옥을 다스리는 벨제붑(바알세불)을 이기고 지옥의 왕이 되었다.

 

야심만만하게도 하나님의 옥좌와 위광(존엄한 위력)에 대항해 불경하고 오만불손한 싸움을 감히 하늘에서 일으켰다. 그야말로 주제를 모르는 시도라 할 수 있겠다. 대담무쌍하게도 전 능하신 하나님을 향해 무기를 들어대고 달려드는 그를 하나님께서는 높은 하늘에서 거꾸로 떨어뜨리셨다. 그는 맹렬한 기세로 활활 타오르는 불꽃에 휩싸여 끝도 알 수 없는 지옥의 나 락으로 추락했다. 이때 지옥을 다스리는 존재중의 하나인 벨베붑(바알세불)을 이기고 지옥의 왕이 되었다.” - 존 밀톤의 실낙원 중에서 -

 

노벨문학상 수상자인 윌리엄 골딩의 소설 제목, 파리 대왕(Lord of the Flies)은 바알세불의 뜻을 풀어쓴 것이다. 2차 세계대전 당시 핵전쟁의 여파로 무인도로 추락한 아이들이 어른의 부재로 혼란에 빠진다. 아이들이 자신들을 위협하는 것으로 추정되는 미지의 짐승을 위해 제물로 바쳐진 돼지머리. 썩고 있는 돼지머리에 새까마니 붙어있는 파리 떼, 짐승의 정체를 밝히기 위해 잠복하고 있던 사이먼은 초자연적인 현상을 겪으며 파리로 뒤덮인 돼지머리의 파리대왕과 대화를 나눈다. 소설은 사이먼과 파리대왕의 대화 그리고 무인도의 아이들이 야만인으로 변해가는 모습을 통해 인간의 내면에 담긴 악마성을 말하고 있다. 미지의 짐승을 두려워하는 아이들이 공포를 떨쳐내고자 광기에 물들어 점차 폭력적으로 변해가는 심리를 저자는 극명하게 그려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