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짠한 당신 ] - 제 2 시 집 -

[ 들 돌 의 전 설 ] - 生石紀行 -

高 山 芝 2008. 9. 1. 21:07
마을 어귀 사장 터에는
동네 노인들이
사장나무 그늘을 벗 삼아
들돌 위에서 놀고 있는
아이들을 바라보고있었다

진쇠돌을 들어 올려
상 일꾼 소리를 들었던
아스라한 기억을 더듬으며


들돌을 못 올리면
품앗이 조차
해주지 않았던
시절을 생각하며
웃고 있었다


작고한 장성아저씨는
열네살에 진세돌을 들어올려
장사 라고 소문이 났었고


동산의 종운이 형님은
열여섯에 들돌을 들어 올려
그 또래에서는 힘이 제일 이였다며
고개를 끄덕이고 있었다


세상은 변하여
머슴이 없어지고
상 일꾼이 사라진 동네에는
들돌 만이 제 자리를지키고
전설이 되어
마을 아이들과 놀고 있었다


    시사문단 신인상 수상작품 [2006년 11월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