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짠한 당신 ] - 제 2 시 집 -

[ 어 촌 풍 경 ] - 숲의 사계(四季) -

高 山 芝 2008. 9. 11. 03:58
 
타오르는 너의 옷 자락이
서해 바다를 드리우면

파득거리며
곤두박질 치는 갈매기 따라
초 겨울 바람이 인다

실루엣 처럼 흔들리는 영종도

젊은 아낙은
어린 아이의 칭얼거림을 들으며
식탁을 훔치고

창문 넘어
기중기선 한 척
기지게를 펴며 기적소리를 토해낸다

어둠을 헤치고
어깨에 그물을 걸친 사내가
말 없이 대문을 들어서면

벽에 걸린
"밀레"의 그림 한 폭이
살아 나와

방 안 가득히
구원의 종소리를 뿌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