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날 밤 당신의 형상 대로 날 빚으시고 생기(生氣)를 넣어 주신 이여 당신은 내 영혼의 문설주에 청동거울 걸어 놓고 당신 만 바라보며 살라 합니다 당신의 형상을 닮아 가라 합니다 어느 날 오후 권태(倦怠)가 나를 찾아와 보암직한 안목(眼目)으로 유혹 합니다 먹음직한 정욕(情慾)으로 속삭 입니다 " 단 한번 뿐인데 뭘" "이 정도는 괜찮을 거야" "그렇지 않아" 머뭇 거리는 사이 청동거울에는 푸르슴 한 기운이 피어 났읍니다 안목의 꽃대는 불평과 짜증의 꽃망울을 머금고 있읍니다 욕망의 꽃대는 환락과 쾌락의 꽃망울을 터 뜨리고 분열의 꽃대는 시기와 질투가 저승꽃으로 피어 나 푸른 빛을 내고 있읍니다 자아(自我)의 화신(化身)이 동녹(銅綠)으로 화(化)하자 당신의 형상은 이그러 집니다 극심한 통증과 함께 찾아 온 당신 앞에 걷잡을 수 없는 충격으로 무릎을 꿇었읍니다 그칠줄 모르는 눈물이 거울 위에 떨어 졌읍니다 나는 엎드린 체 말씀의 걸레를 들고서 밤을 세워 거울을 닦았읍니다 새벽 녘 거울 속에서 당신의 형상이 찬란하게 빛나고 있읍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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