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짠한 당신 ] - 제 2 시 집 -

[ 오 륙 도 영 가(靈歌)] - 제 4 부 -

高 山 芝 2008. 9. 18. 22:50
 
   [ 1 ]

지금 나
허 허 벌판에 서 있네

날은 저물고
찬 기운 옷 깃에 스며 드네

무거운 짐
어깨를 짓 누르고 있는데

나 가지 것
보리 떡 다섯 개와
고기 두마리 뿐 이네

떠 밀려 광야에
홀로 선 나에게

두려움이 찾아와
속삭이고 있네

"이제는 끝난 것 이야
벌써 오학년을 훌쩍 넘긴 걸
다시 시작 하기에는
너무 늦어 버린거야"

불안의 그림자
내 마음 체워 버렸네

검은 구름 몰려와
어둠을 만들고

칼 바람 온 몸을
감아 올리네


   [ 2 ]

갈라 진 구름 장 사이

햇살 내려와

사면을 에워 싼
칠흑을 몰아내네

어두움 걷히자
두려움이 사라지네

세미한 음성이 나를 붙드네

"보리 떡 다섯 개
고기 두 마리

나 가진 모든 것 나누라 하네

나눌수록 커지는 기쁨을 주리니
나눌수록 커지는 평안을 주리니

무거운 짐 내려 놓고 나누라 하네"

빛이 된 말씀
화인(火印)이 되어

뜨겁게 내 가슴  
달구고 있네
  

   - 시사문단 2006년 12 월호 발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