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산지 시인이 오랜 침묵에서 붓을 일으켜 27 년 만에 두 번째
시집을 상재한다.
그를 가까이 했던 글 친구들은 시에서 떠난 시인으로 생각하고
있었지만 고산지 시인은 그 긴 친묵을 허공에 던지고
다시 시업에 몰두하기 시작했다
20 세기에 최고의 지성으로 존경 받은 뽈 발레리가 첫 시집을
상재하고 10 년이 넘도록 시의 붓을 꺾고 있었다.
그때 작가이며 친구인 앙드레 지드가
한없이 시필을 다시 갈라고 권유했다.
그때 발레리는 {젊은 바르꼬}라 이름한 명시집을 상재했다.
그 시집을 친구 앙드레 지드에게 증정할 때 "존경하는 친구
앙드레 지드에게 드린다"라고 썼다는 것이다
고산지 시인이 몇 십년 만에 상재하는 그 시집은 과연 누구에게
먼저 증정할지 나는 알 수 없다.
그러나 오랜 만에 상재된 시집을 증정 받은 사람은
분명 행복하리라
고산지 시인이 첫 시집을 상재한 해가 1979 년이며
금년이 2007 년이다
그 동안 고산지 시인은 시필을 칼날로 갈고 있었다
그 잠들지 않은 시혼이 제 2시집을 상재하게 한 것이다
첫 시집 {비비고 입 맞추어도 끝남이 없는 그리움}
이 시집에 실려 있는 작품에 비하면 시인은 고산지 한 사람이지만
같은 시인이라고 생각할 사람은 그리 많을 것 같지 않다.
시어감각이 현대시 속에서 눈뜨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언어의 감각성을 깊이 다룬 흔적이 있어
독자들은 마음의 준비를 다듬어야 할 것이다
"세상이 변하여
머슴이 없어지고
상일꾼이 사라진 동네에는
들돌만이 제 자리를 지키고
전설이 되어
마을 아이들과 놀고 있다"
- [ 들돌의 전설 ] 중에서 -
이 시는 7 연 27 행의 시다
앞에 보인 시구는 종연 1-6 행이다
신화나 설화는 새로 지을 수가 없다
그러나 전설은 시화할 수 있다
오스카 와일드(Oscar Wilde)의 "거짓말하는 청년"이
바로 그렇게 구성된 시다
고산지 시인은 크게 영향력을 가진 시인이다
그의 시집을 손에 든 독자들은 행복하리라.
시는 풀잎같이 자라고 보석같이 숨지 않는다
고산지 시인의 시다
2007 년 4 월 황 금 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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