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차 명(借名)의 세월 - 3 ]

[ 시 련(試鍊) ] - 1995년 5월 31일 -

高 山 芝 2013. 7. 3. 15:16

참 세월이 빠르다, 벌써 5월 31일 내일이면 6월달이다 .

20개월하고도 20일 째,

고국을 떠나 잡역부생활을 한지도 2년가까이 되었다.

아무리 시간의 위대성을, 망각의 능력을 체득하고 있는 중이라지만

현실은 받아들여야 하는 것이라고 스스로 채찍질하다 보니 어느새 

노가다(雜役夫)인 기무라(木村)로 길들어저 있는 나를 발견하고 깜짝놀랬다.

어쩌면 인간은 망각하면서 살아가는 존재인지도 모른다.

뜨거운 것도 삼키고 나면 뜨거움을 잊어버리는 느낌은

내제된 망각의 DNA가 우리의 오감 속에서 나타나는 현상인지 모른다. 

잘못은 잊지말아야 한다. 기억해야만이 인생의 시행착오를 줄일 수 있다는 사실을

명심하고 나의 잘못, 나의 과오를 가슴에 새겨두자.

 

진정한 용기란 무엇을 말하는 걸까?

많은 사람들은 혈기를 용기라고 착각하면서 살고있다.

도전이니 협기니 하는 것도 용기라고 할 수 있지만

진정한 용기는 참고 기다리는 용기가 아닐까?

나폴레옹이 침공하자 겨울이 올 때까지 기다리면서 후퇴했던 러시아의 쿠투조프공작.

참고 때를 기다릴 줄 아는 , 무작정 기다린 것이 아닌 지혜를 수반한 분별력이 있는

용기이기에 그는 진정한 용기를 가진 장군이였다.

그럼에도 나는 불혹의 나이에 혈기를 제어하지 못하고 분별력 또한 없어 사업에 실패하여

이국땅을 유랑하고 있다.  더 이상 내 인생이  비겁해져서는 안된다.

 

도지마의 안도사장에 대한 불평을 들으면서 출근했다.

안도사장이 가오다시때문에 오메현장에 나오지 않는다고 비양거린다.

사장이 나와서 열심히 일을 하면 새로운 일감도 줄텐데 ......하는 도지마

일본인인데도 재일교포가 하는 인력사무소까지 흘러들어온 자신들의 결점은 모른 것 같다.

오메현장의 일은 9월까지 계속된다.

윤씨가 숙소를 떠났다.

돈이 없다고 했는데 엄살이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