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강일보 - 데스크승인 [ 10면 ] 2017.04.11 기사
문화 [고산지 시인 ‘상선약수 마을’]
절절한 고향 그리움, 詩 속에 맺혔네. 고향 장흥향한 사무치는 그리움
나무·다향·기억 등 54편에 담아
"유년은/ 진한 아카시아 향기를 풍긴 채/ 떡갈나무 위에서 졸고 있다/ 동구 밖/ 신작로를 따라
달려가는 아이들/ 보리타작을 끝낸 마을에는/ 샛바람이 불고/ 동산 너머로/
서녘 하늘이 붉게 타오르고 있다 " - ‘고향’ 전문
금강일보에 칼럼 ‘연자수필(戀子隨筆)’을 연재하는 고산지 시인이 고향 사랑을 뜨거운 찻물처럼
우려낸 시집 ‘상선약수(上善藥水) 마을’(도서출판 국보)을 출간했다.
1979년 제1시집 ‘비비고 입맞추어도 끝남이 없는 그리움’, 2007년 제2시집 ‘짠한 당신’ 이후
10년 만에 내놓은 세 번째 시집 ‘상선약수 마을’에는 시인의 고향인 전남 장흥에 대한 애틋한 그리움이 오롯이 배어있는 54편의 작품이 담겨 있다.
제1부 송백정편(松百井篇)은 간지럼나무, 자미수(紫薇樹), 파양수(怕癢樹), 백일홍나무 등 각기
다른 이름으로 불리며, 삼복더위에 꽃을 피우는 열정의 나무인 배롱나무에 관한 이야기를 연작시로 다뤘다.
제2부 정화다소편(丁火茶所篇)에선 상선약수 마을의 유래(由來)를 추적하다가 발견한 정화다소의 수세기 동안 동면하고 있던 다향(茶香)이 설렘의 꽃으로 피어난다.
제3부 고을과 마을편에는 시인의 고향에 대한 유년(幼年)의 편린(片鱗)이,
제4부 전설과 실화편은 한 갑자(甲子)가 지나는 동안 신화가 돼버린 이야기들이 수록돼 있다.
“저의 영감(靈感)의 탯줄인 상선약수 마을의 향토사를 연구하다가 역사 속에 잠들어 있는
수많은 이야기를 발견하고 한 권의 시집으로 재구성했습니다. 마을에 대한 전설과 설화를 일깨워
장흥인의 자긍심에 일익을 담당할 수 있게 돼 더없이 행복합니다.”
장흥은 예로부터 다향(茶鄕)이자 의향(義鄕)이었고, 한국문학을 대표하는 문인들이 많이 배출된
문향(文鄕)이기도 하다. 이 시집은 장흥이 왜 다향이며 의향인가를 단순하게 역사적 서술만으로
밝히는 것이 아니라, 시인의 애향심을 기저로 한 서사적 감수성과 시적 변주를 통해
새로운 감각과 정서를 보여준다는 점에서 특별하다.
노자(老子)가 도덕경(道德經)에서 일컫는 상선약수(上善若水, 최고의 선은 물과 같다)에 이르는
경지는 우리가 지향해야 할 이상향으로, 자신이 태어나고 자란 상선약수(上善藥水) 마을을 노래한 시를 만물을 이롭게 하는 상선약수(上善若水)의 경지로 승화시키려는 시인의 마음을 엿볼 수 있다.
최 일 기자 choil@gg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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