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선약수마을

시집 “상선약수 마을”을 발간하면서 - 고 산 지

高 山 芝 2017. 5. 1. 22:35

             시집 “상선약수 마을”을 발간하면서

                                                           - 고 산 지 -

 

지금은 상선약수 마을로 불리는 아름다운 동네에서 필자는 태어났다. 억불산(億佛山) 연화봉에 있는 봉수대(烽燧臺) 관리를 위해 병정들이 모여서 성촌이 된 상선약수 마을에는 지방문화재로 지정된 고영완(高永完)의 고택(古宅) 정화사(淨化舍)와 배롱나무 군락지인 송백정(松百井) 등이 있고, 영암댁 일가(一家)가 살았던 동산(東山)의 서편에 있는 가운뎃골 차뜽(茶嶝)에는 장흥위씨(長興魏氏) 오현조(五顯祖)의 위패를 모신 하산사(霞山祠)와 지금은 평화저수지로 변해버린 우복동(牛腹洞)과 죽봉(竹峰)이 자리를 잡고 있다.

 

내 영감(靈感)의 탯줄인 상선약수마을의 향토사를 연구하다가 역사 속에 잠들어있는 수많은 이야기를 발견하고 한권의 시집으로 재구성한 것이 금번 발간하게 된 필자의 제3시집 ‘상선약수 마을’이다. 시집 “상선약수 마을”은 4부로 구성되었다.

 

제1부 송백정편(松百井篇)은 11편의 연작시(連作詩)를 통한 배롱나무에 대한 이야기이다. 간지럼나무, 자미수(紫薇樹), 파양수(怕癢樹), 배롱나무, 백일홍나무 등 각기 다른 이름으로 불리어진 배롱나무는 삼복더위에 꽃을 피우는 열정(熱情)의 나무이다. 강희안(姜希顔 1417~1464)은 식물의 품격을 1품에서 9품으로 나누고 있는 양화소록(養花小錄)에 배롱나무(자미화.紫薇花)를 매화, 소나무와 함께 1품(品)으로 등재하였다.

 

제2부 정화다소편(丁火茶所篇)은 다산등(茶山嶝)에 어린 습독공(習讀公) 위유형(魏由亨)의 흔적과 고영완의 고택(故宅) 정화사(淨化舍)를 배경으로 전개되는 12편의 시(詩)로 구성되었다. 필자(筆者)는 상선약수마을의 유래(由來)를 추적하다가 상선약수마을이 정화다소(丁火茶所)임을 발견하였다. 장흥도호부(長興都護府) 산하 13개 다소(茶所)중 지금까지 지명(地名)이 정확하게 확인된 곳은 “거개다소” 한 곳 뿐이였다. 수세기동안 동면(冬眠)하고 있던 정화다소(丁火茶所)의 다향(茶香)이 정화다소편(丁火茶所篇)에서 설레임의 꽃으로 피어난다.

 

 

제3부 고을과 마을편(故鄕,村落篇)을 구성하고 있는 21편의 시(詩)는 고향(故鄕)에 대한 내 유년(幼年)의 편린(片鱗)이다. 팽나무와 때죽나무, 느티나무, 귀목나무의 연리목(連理木), 감나무와 소나무, 차나무와 동백나무, 대나무 등의 식물들과 까마귀와 삔추, 비둘기와 장끼 등의 새들 그리고 사장터에 있던 들돌과 예양서원(汭陽書院) 뒤편 바위에 세겨진 암각(巖角), 억불산(億佛山) 며늘바위 등 돌 속에 숨겨진 이야기가 고향의 소리와 향기로 버물러져 내 유년을 모자이크하고 있다.

 

제4부 전설과 설화편(傳說.說話篇)은 한 갑자(甲子)가 지나는 동안 신화(神話)가 되어버린 10편의 이야기로 구성되었다. 국로(國櫓) 고제환(高濟渙)과 무계(霧溪) 고영완(高永完). 동산(東山)과 우복동(牛腹洞)에 얽힌 영암(靈巖)댁 일가의 이야기가 시공(時空)을 초월하여 파노라마처럼 펼처진다. 국로(國櫓)와 무계(霧溪)의 고매한 열정(熱情), 영암(靈巖)할아버지의 꿈과 영암할머니와 강골백모(伯母), 진매고모(姑母)등 영암(靈巖)댁 여인들, 그리고 아버지와 어머니에 대한 끝나지않는 그리움을 10편의 시로 형상화했다.

 

자왈(子曰) 육십이이순(六十而耳順)이요, 칠십이종심소욕불유거(七十而從心所欲不踰距)라 하였다. 귀가 순해지는 나이를 지나면서 마음가는대로 부끄러움과 아쉬움 없는 삶을 위해 천착했던, 상선약수마을에 대한 향토사를 한권의 시집으로 상재할 수 있어 필자는 행복하다, 마을에 대한 전설과 설화를 일깨워서 장흥인의 자긍심에 일익을 담당할 수 있어서 더욱 행복하다. 아름다운 전설과 설화를 갖고 있는 고향이 있어 필자는 더더욱 행복하다. 끝으로 머릿글을 쓰신 허형만 시인, 평전을 쓰신 이삼헌 시인, 동인활동시절의 글을 쓰신 정건섭 작가에게 고마움을 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