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시집 거리

시집 거리 - 금강일보 기사 - 2018.03.27 이준섭 기자

高 山 芝 2018. 3. 27. 2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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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고산지 네번째 시집 ‘거리’] 사람과 사람, 그 사이의 ‘거리’

타인과의 ‘관계맺음’을 통한 성찰…삶에서 느끼는 ‘거리’ 75편에 담아

                      데스크승인 [ 10면 ] 2018.03.27 이준섭 기자 | ljs@ggilbo.com 


  

사람과 사람 사이에는

다가서야만 살아갈 수 있는 거리가 있지요

 

서로에게 다가가서

 

모음은 모음끼리

자음은 자음끼리 어우러져

 

삶이라는 무대를 연출하지요

 

다가가 나누면서

함께 걷는 거리에는

 

우리들의 꿈이 녹아있지요

우리들의 삶이 녹아있지요

 

- 거리 中

 

시는 시인의 표정이다. 꾸밀 수 없고 우회가 없는 정신의 내밀한 고백이기 때문에 어떤 계측보다 정확하고 옳다는 점에서 시인이 쓴 시는 곧 시인 자신의 거울을 들여다보는 것과 같은 이치다. 시야말로 시인의 정신을 나타내는 온도계이고 정직한 삶의 표정이 담겨지기 때문이다.

 

칼럼니스트로도 저명한 고산지(본명 고영표) 시인이 네 번째 시집 ‘거리’(도서출판 계간문예)를 펴냈다. 시집의 제목인 거리는 삶과 상관관계를 갖는다. 남녀 ? 부모 간의 거리, 친한 친구와의 거리, 상황에 맞는 사회적 거리, 공적인 거리 등 삶에서의 경계를 뜻한다.

 

시집은 모두 75편의 시로 구성돼있다. 1부는 생활 속에 숨겨진 사랑과 나눔, 그리고 꿈에 대한 이야기로, 2부는 방행(方行)하는 사람들에게 들려주는 ‘광야(廣野)의 소리’, 3부는 피투성이라도 살아야 한다는 하늘의 음성을 듣고 껍질을 깨려는 꿈꾸는 이들에게 들려주는 춤사위, 마지막 4부는 민족의 한을 각기 다른 식물을 통해 노래 같은 시들로 꾸며졌다.

 

고 시인은 1979년 제1시집 ‘비비고 입 맞추어도 끝남이 없는 그리움’을 시작으로 제2시집 ‘짠한 당신(2007)’, 제3시집 ‘상선약수마을(2017)’ 등의 시집 등을 펴내며 문단에서 꾸준한 활동을 펼쳐오고 있다. 2007년 제5회 시사문단 문학상 대상, 2010년 제5회 한비문학상 수필부문 대상 등을 수상한 고 시인은 현재 의정부 영락교회 장로로 활동 중이며 금강일보 ‘연자수필(戀子隨筆)’을 연재하고 있다.

 

이준섭 기자 ljs@gg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