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자수필(戀子隨筆)

[고산지의 戀子隨筆] 바이러스 - 금강일보 승인 2020.03.24 17:35

高 山 芝 2020. 4. 14. 12:18

[고산지의 戀子隨筆] 바이러스 - 금강일보 승인 2020.03.24 17:35

       

전사轉寫하지 않으면 점으로 마감하고

융합되지 못하면 선으로 존재하네.

거울 속에 갇혀서 발현되지 않는 생명

춘몽일 뿐이네, 어둠일 뿐이네

핵산核酸을 태반胎盤으로 영생을 꿈꾸며

소망의 형질 발현, 인내하며 기다리네.

복제정보 지키려고 죽음을 가장한 채

숙주宿主를 찾아서 이 세상을 떠도네.

점으로 표현할 수 없어 선을 긋고

선에서는 살 수 없어 면이 만든 공간에서

숙주를 발견하면 둥지를 트네.

정보를 해석하고 전사를 개시해

합성을 시작하네, 형질이 발현되네.

 

우안폐렴, 메르스, 사스, 에이즈, 신종플루는 바이러스로 인한 전염병이다. 박테리아[세균]와 바이러스는 분명한 차이가 있다. 첫째 박테리아가 바이러스보다 100배 이상 크다. 박테리아는 마이크로미터 단위지만, 바이러스는 나노미터 단위다. 둘째 박테리아는 완전한 세포로 존재하기 때문에 세포분열을 통하여 스스로 증식이 가능하지만, 바이러스는 DNA 나 RNA 중 하나만 갖고 있어 스스로 증식이 불가능하다. 셋째 박테리아는 세포 자체가 생명체 이지만, 바이러스는 스스로 세포 구성이 불가능한 미생물로 조건부 생명체를 말한다.

 

핵산은 뉴클레오티드라는 단위체로 구성된 중합체다. 핵산에는 DNA와 RNA라는 두 가지 유형이 있으며, 유전정보의 저장과 전달, 그리고 발현을 돕는 기능을 담당한다. 특히 DNA는 자신의 복제에 필요한 지침서를 제공하며, RNA 합성도 감독함으로 단백질 합성을 조절한다. 이런 전체 과정을 ‘유전자 발현’이라고 한다. DNA는 부모로부터 유전되는 유전 물질이다. 각 염색체는 하나의 기다란 DNA 분자를 포함하며, 수 백 개 이상의 유전자를 담고 있다. 세포가 분열될 때 DNA가 복사되어 다음 세대의 세포로 전해진다. DNA 구조에 담겨진 염기서열 정보는 세포 활성을 계획하고 지시하는 역할을 한다.

 

DNA의 유전 정보는 직접 단백질 합성을 지시할 수 없으므로 전령 RNA[mRNA]로 전달되며, 전달된 유전 정보를 이용해 RNA는 단백질을 합성하는 세포소기관인 리보솜과 결합해서 단백질을 합성한다. 합성된 단백질들이 각각 다른 기능을 수행하여 개체 내의 다양한 형질로 발현된다. 이와 같은 유전 정보의 흐름을 ‘생명의 중심 원리’라고 한다. DNA의 정보가 전령 RNA로 전달되는 과정을 전사라고 하며 핵 안에서 일어난다. 합성된 전령 RNA가 세포질로 방출되어 단백질을 합성하는 과정은 번역이라고 한다.

 

RNA로부터 DNA가 만들어지는 과정에 레트로바이러스의 경우, 중심 원리에 부합하지 않는 형질 발현 과정을 갖는 전사의 반대인 역전사[逆轉寫]가 발생한다. 레트로바이러스가 감염된 세포의 역전사 효소가 RNA에 서로 보충하는 관계에 있는 DNA를 합성하고, 처음 합성된 DNA에 서로 보충하는 관계에 있는 두 번째 가닥을 합성하여 이중가닥 DNA를 만든다. 이 DNA가 감염된 세포의 DNA에 삽입되어 전사를 진행된다. 생성된 RNA는 다음 세대 바이러스의 유전체가 되는 동시에 바이러스 단백질을 번역하기 위한 전달 RNA로 사용된다.

 

역전사효소는 숙주 내에서 바이러스의 RNA에, 서로 보충하는 관계에 있는 DNA 가닥을 합성하며, 이 바이러스가 DNA 가닥을 이용한 전사와 번역을 거쳐서 증식을 한다. 대표적인 예가 HIV다. HIV는 에이즈를 일으키는 바이러스로 역전사효소를 갖고 있다. 에이즈치료를 위해서 세계 각국은 역전사 효소 억제제를 개발하고 있지만 아직까지 미완성이다. 하나님은 바이러스를 종의 다양성을 위한 선한 목적으로 창조했다. 그러나 인간의 탐욕에 의해 종간 장벽을 넘는 바이러스가 탄생했다. 즉 박쥐, 사향 고양이, 단봉낙타, 돼지, 침팬지 등의 숙주에서 활동하는 레트로 바이러스가 인간의 RNA와 결합하여 인수人獸공통감염병을 일으킨 것이 코로나 바이러스, 에이즈 바이러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