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발표작품 ]

장편서사시 "때여 나의 때여! 동학의 세상이여 !" 제1회 한국국보문학 연재 2021년 9월호

高 山 芝 2021. 8. 25. 16:17

< 때여! 나의 때여 동학의 세상이여! > - 1

 

1부 때여! 때여! 나의 때여!

 

(1)

우리 동방 나라에 도기운道氣運이 어려 있어

나로부터 25세 후에 반드시

세상을 개조할 큰 성인聖人이 나올 것이다

 

고운孤雲 최치원崔致遠의 말씀했네.

 

신라의 대문장가 최치원崔致遠의 후손이자

병자호란 때 공주영장公州營將으로

청군淸軍과 싸우다 장렬히 전사,

병조판서로 추증된 정무공貞武公 최진립崔震立6대 손

근암近庵 최옥崔鋈은 과거에 낙방한 향반이었네

 

첫째 부인 정씨와 아들을 병으로 잃고

재취再娶 서씨에게서 두 딸을 얻은 최옥崔鋈

동생 최규의 아들 제환을 양자로 입양했네

 

18241028[]

63세의 최옥과 과부 한씨 사이에

한 사내아이가 서자庶子로 태어났네

 

아명은 복술福述이요

본명은 제선濟宣이며 자는 도언道彥이네

 

여덟 살부터 유학을 배운 최제선은

두 눈에 정기를 가진 장골壯骨이었네

 

열 살에 모친이 사망하고

열일곱 살에 부친마저 잃은

최제선은 큰 충격에 빠졌네

 

부친의 3년 상을 끝날 무렵

화재[1942]로 집과 서재[유산]가 전소되었네

 

농사일에는 뜻이 없던

최제선은 자신의 장래가 두려웠네

 

세월의 흘러감을 막기 어렵구나

슬프게도 아버지가 갑자기 돌아가시니

외로운 내 한 목숨

겨우 열여섯의 나이에 무엇을 알 수 있으랴

선친의 일생 사업은 불에 타 흔적이 없으니

불초한 자식은 여한으로 세상일에 낙심뿐이로구나

애닯고 애석한 나 집안일에 뜻이 있으나

농사일을 알지 못하고

글공부에 독실치 못해 청운의 뜻이 꺾였네

가산은 점차 기울고 앞날은 어찌될지 알 수가 없고

나이는 들고 팔자를 헤아릴 수 없으니

헐벗고 굶주림의 미래가 두렵구나<수덕문 동경대전>

 

(2)

홍차紅茶의 수요증가는

영국와 청나라와 무역 역조를 초래했네.

 

뛰어난 옷감제조기술을 가진 청나라는

영국의 방직물을 수입할 필요가 없었네

 

영국은 인도산 아편을

청나라에 밀수출하고

자국의 면직물을 인도에 수출하여

무역적자를 해소시켰네.

 

아편을 단속을 빌미삼아 영국은

무역항 확대를 위해 청나라를 침공했네.

 

1차 아편전쟁[1840-1842]의 패배한 청나라는

난징조약[南京條約 일명 江寧條約]에 의거하여

몰수한 아편을 배상하고

홍콩을 할양했으며

광둥 이외의 다섯 항구를 추가로 개항했네.

 

(3)

몰락한 양반의 서출이며

물려받은 가산도 없는 최제선은

울산에 사는 밀양 박씨와 혼인한 후

자신의 장래를 고민하기 시작했네. [열아홉1942]

 

처자를 제대로 돌볼 수가 없었던 최제선

스믈한 살[1944]이 되자 장삿길을 나섰네.

 

장사와 의술醫術, 복술卜術

잡술雜術에 관심을 보이며

10년 동안 경상도, 강원도, 충청도,

전라도 등지를 주유하며

세상 물정과 도학道學을 탐구하며

도 불도 누천년累千年의 운

하였음을 깨달았네.

 

서양의 천주교에 대해

서양인은 말에 차례가 없고 글에 조리가 없으니

도무지 하나님을 위한 속셈은 없다.

오직 제 몸을 위한 술책을 바라며

몸에는 기화의 신비가 없고

배움에도 하나님의 가르침이 없고

형식만 있지 실속이 없다.

이와 같이 하나님을 위하지 않으므로

도는 허무에 가깝고 배움은 하나님을 떠났다."고 판단했네

 

서양인이 도를 편다는 빌미로

전쟁을 일삼고

죽어서는 천당에 간다고 하니

배를 잡고 웃을 일이라 생각한 그는

아편전쟁으로 인한 서세동점西勢東漸의 상황과

조선의 사회적 모순을 직시하고 고민하기 시작했네.

 

팔도강산 다 밟아서

인심 풍속 살펴보니

어찌할 수 없게 되었네.

우습다 세상사람

천명을 돌보지 않았기 때문이 아닌가<몽중문답가>

 

하원갑 경신년에 전해오는 세상 말이

요상한 서양 적이 중국을 침범해서

천주당 높이 세워 거소위하는 도를

천하에 편만하니 가소절창 아닐런가?” <권학가>

 

온 세상이 괴질에 걸려서

기존의 삶의 틀이 소생할 수 없음을 탄식했네.

 

그러므로 우리는 몹쓸 병이 가득하여

백성들은 연중 평안할 때가 없으니

이는 상해傷害의 운이라.

서양인은 싸우면 이기고

치면 빼앗아 이루지 못한 일이 없네.

온 세상이 다 망하면

입술이 떨어져 나가 이가 시리다는

순망지탄이 우리의 일이네

나라를 바로잡고 백성을 편하게 할

계책을 어떻게 마련할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