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발표작품 ]

연자시편 - <코로나 친구 삼고 > - 한국문학신문 2021년 9월 1일(512호)

高 山 芝 2021. 9. 3. 12:44

< 코로나 친구 삼고 >

 

빛과 어둠이 낮과 밤을 만들고

낮과 밤이 교차되면 일월이 되네

 

희노애락을 씨줄과 날줄 삼아

인생을 교직(交織)하는 하나님의 배틀 북

 

안락함의 평화를 누리며

두려움의 공포를 견디며

 

우리의 삶은 그렇게 익어가네

 

공포를 즐기면

스릴이 넘쳐나고

 

두려움을 이기면

놀이가 되는 세상.

 

공포를 벗 삼고

코로나 친구 삼아

 

원하는 것과 원치 않는 것

어우러져 부대끼는 우리네 인생

 

재미있게 즐기면 감사가 되네

천하 보다 더 귀한 생명의 맛이 되네

 

 

1892, 러시아의 식물학자 드미트리 이바노프스키(Dmitri I. Ivanovsky)는 담배모자이크병에 걸린 담배를 연구하다가 병든 담배에서 추출한 수액을 세균여과기에 통과시킨 후에도 여전히 전염성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을 발견하고, 담배모자이크병의 원인이 세균이 아니라 액체 형태의 독성 물질일 것이라 추측하고 이를 바이러스(virus)라고 명명하였다. '하나의 전염성 질병에는 그 원인이 되는 세균이 존재한다''세균전염체설'이 확립되던 시기에 세균이 아닌 물질이 발견된 것이다. 세균의 존재는 광학현미경을 이용하여 확인할 수 있었다. 그러나 바이러스의 평균 크기는 세균보다 훨씬 작은 10~300나노미터() 정도여서 당시 최대 배율이 1000배에 불과한 광학현미경으로는 바이러스를 관측할 수 없었다. 바이러스의 존재는 전자현미경(최대 배율 100만 배)이 개발된 이후에야 확인할 수 있었다.

 

바이러스는 생물과 무생물의 특징을 모두 갖춘 개체로, 기본적으로 단백질로 구성된 외피 안에 유전물질인 핵산(DNA 혹은 RNA)이 있는 단순한 구조다. 단독으로는 생명 활동을 수행하지 못하나, 숙주가 되는 세포에 들어가면 숙주세포의 생명 활동에 기생하여 유전물질과 단백질 외피를 복제함으로 개체수를 증식시킨다. 개체수가 포화 상태에 이르면 바이러스는 숙주세포를 떠나 다른 숙주세포를 감염시켜 생명 활동을 이어간다. 이와 같이 바이러스가 숙주세포에 침투해서 유전자 복제 기능과 단백질 생성 기능을 교란시키는 과정에서 탈출하는 과정으로 구성되어 있기 때문에 이 과정에서 숙주세포의 유전 정보를 교란시키거나, 세포 용혈을 촉진시켜 질병의 원인을 제공한다. 바이러스는 대상 숙주가 동물인지 식물인지 미생물지에 따라 동물 바이러스, 식물 바이러스, 박테리오파지 등으로 나뉜다.

 

1937, 코로나바이러스는 호흡기 질환을 앓던 닭에서 처음 발견되었다. 바이러스의 외피 주변을 감싸고 많은 돌기들이 돌출되어 있는 모양이 왕관과 비슷해서 바이러스 이름을 코로나(corona) 바이러스로 명명하였다. 비슷한 모양의 바이러스들이 닭과 칠면조 같은 가금류(家禽類) 뿐 아니라 개, , 고양이, , 말 등 네발짐승에게도 차례로 발견되었으며, 사람에게서는 1960년대 감기 환자의 시료를 조사하던 중에 처음 등장했다. 지금까지는 일반적인 감기 증상을 일으키는 원인 중 코로나 바이러스가 15% 정도를 차지했다. 코로나 바이러스에 의한 감기는 증상 자체도 무겁지 않고 심각한 합병증으로 이환되는 경우도 드물었다. 코로나 바이러스가 일으키는 질병에 대해 특별한 치료법이 없는 것은 증세가 너무도 미미해 그동안 관심을 보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722일 현재 코로나19 누적 확진자는 총 184103명이다. 누적 사망자는 전날보다 3명 늘어난 2063명으로 확진자 중 사망자 비율은 1.12%. 미국 존스홉킨스대의 코로나19 상황판에 따르면, 국내 일주일 평균 사망자 수는 지난달부터 2명을 유지하고 있다.

 

영국은 코로나19 확진자가 4만 명에 육박하던 지난 719일 방역 조치를 완화했다. 사회적 거리두기, 모임 인원 규제 등의 제한 조치가 해제됐다. 마스크 착용은 대중교통 등 일부 장소에만 의무화했다. ‘델타 변이확산으로 확진자가 또다시 1천 명을 넘긴 이스라엘도 오히려 규제를 완화했다. 코로나19 격리 기간을 14일에서 7일로 줄인 것이다. 양국 모두 확진자는 늘고 있지만, 사망률은 큰 변동이 없다고 보고 이 같은 조처를 한 것이다. 중요한 것은 바이러스와 인간의 면역체가 서로에게 익숙해지면서 큰 충돌 없이 공존할 수 있게 되거나, 혹은 인류가 바이러스를 퇴치하는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비용을 최소화 하는 것이다. 두려워해서는 코로나 19 펜데믹을 이겨낼 수 없다. 백신접종률이 50%을 넘긴 선진국들은 이미 위드 코로나실험을 하고 있다. 파도를 타는 사람에게는 파도는 두려움의 대상이 아닌 놀이의 대상이 된다. 규제가 아닌 자율을 선택하는 사회만이 코로나 19 펜데믹을 이겨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