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발표작품 ]

연자시편 - < 천손일기(天孫日記)> - 늑탈(勒奪) 당한 역사(歷史) - 2021년 11월 17일 한국문학신문 (제522호)

高 山 芝 2021. 11. 19. 14:14

< 천손일기(天孫日記) > - 늑탈(勒奪) 당한 역사(歷史)

                                                

조선을 강점한 일본제국은

창씨개명(創氏改名)을 명령하고

조선의 글, 한글 사용을 금지했네.

 

완벽한 통치를 위해서는

유구한 조선(朝鮮)의 역사(歷史)

그대로 둘 수가 없었네

 

일본제국은 조선총독부를 통해

일경(日警)과 군(), ()의 관원들을 동원해

환국(桓國)과 배달국, 고조선이 표기된 서적들을 압수했네

 

조선총독부는 22만여 권의 사서(史書)를 불태워버렸네

 

안정복(安鼎福) 소유의 삼국유사 정덕본(正德本)

입수한 교토대학(京都大學) 조교수 이마니시 류(今西龍)’

삼국유사(三國遺事) 중 한 글자를 변조함으로

조선의 역사를 왜곡하기 시작했네

 

옛날에 환국이 있었다(昔有桓)”

옛날에 환인이 있었다(昔有桓)”로 변조한 후

교토대학 영인본(影印本)이라는 명칭을 붙여

조선총독부의 지원 하에서 인쇄본을 출간했네

 

논문 고조선사연구(古朝鮮史硏究)’

교토대학에서 박사학위를 취득한 그는

경성제국대학 교수로 임용되었네

 

조선사편수회(朝鮮史編修會) 수장이 되자

이마니시 류(今西龍)’

본격적으로 조선 역사를 왜곡하기 시작했네

 

빛을 비추는 서자(庶子) 직분의

천손(天孫) 환웅(桓雄)에게

첩의 소생 서자(庶子) 프레임을 씌웠네

 

조선의 역사를 신화(神話)로 바꾸고

환웅(桓雄)을 서자(庶子)로 둔갑시켜서

조선인 모두를 첩의 후손으로 비하하였네

 

단군(檀君)을 신화로 날조해

한반도에는 존재도 하지 않았던

위만조선(衛滿朝鮮)과 한사군(漢四郡)을 끌어들였네.

 

옛 부터 조선은 북()은 한()의 식민지요

()은 임나일본부(任那日本府)의 지배를 받았다며

제국주의자들에게 조선강점의 명분을 제공했네

 

조선사편수회 위원 최남선(崔南善)

환국(桓國)과 단군조선(檀君朝鮮)의 변조에 대해

강력히 항의하며 반대하자

그가 회의에 불참한 날

단군(檀君)이 속한 고조선의 역사를 지워버렸네.

                                       - 졸시 < 늑탈(勒奪) 당한 역사(歷史) >

 

(1)

환국(桓國)은 상고시대 3301년 동안 유라시아의 동서 2만 리, 남북 5만 리가 되는 광활한 지역에 존재했던 12개국의 연방국 중 하나를 의미한다. 환국(桓國)에 이어 신시(神市) 배달국(倍達國)이 우리나라를 1565년 동안 다스렸고, 이어서 고조선(古朝鮮)2096년 동안 다스렸다. 이것은 우리나라의 고대역사이다. 조선을 강점한 일본군국주의들은 1910년 가을부터 그 이듬해까지 석유환국(昔有桓國)이라고 수록되어 있는 삼국유사(三國遺事) 정덕본(正德本)을 압수하여 불태워버렸다. 조선총독부는 우리 고사서(古史書) 22만권 이상을 불태웠다고 발표했다. 이를 알고 있는 교토대학(京都大學) 조교수 이마니시 류(今西 龍)는 안정복(安鼎福)이 가졌던 삼국유사(三國遺事), 정덕본(正德本)을 입수해서 석유환국(昔有桓國)의 국()자를 인()자로 변조하여, 교토대학 영인본(影印本)이라는 명칭을 붙여 조선총독부의 지원 하에서 한일양국의 학계에 반포(頒布)하고, 인쇄본으로 발간함으로 삼국유사의 고조선기(古朝鮮記)가 그 시초부터 석유환인(昔有桓因)으로 되어 있는 것같이 만들었다.

 

삼국유사는 일연(一然) 스님이 편찬한 초간본(初刊本)은 아직까지 발견되지 않았고, 1512년 조선 중종 때 발행된 <삼국유사>가 확실한 발간연대를 가진 고판본(古版本)으로 전해진다. 이외에도 목판 인쇄본이나 필사본으로 된 5~6종의 판본이 완질(完帙), 혹은 부분적으로 전해 온다.

일연 스님의 삼국유사를 인용한 고기(古記)에는 옛날에 환국이 있었다. 그 나라의 높은 서자 벼슬을 하는 환웅이 있었고 마지막 환웅 대에 단군이 나타나 조선을 세웠다로 되어 있다. 환국(桓國)부분을 환인(桓因)으로 변조한 사실을 발견한 당시 조선사편수회에 근무하던 최남선(崔南善)은 조선사편수회 회의에서 환국과 단군조선의 변조에 대해 강력히 항의를 했으나 묵살 당했다. 최남선은 후일 친일파로 돌아서긴 했지만 끝까지 단군의 역사를 회복하기 위해 노력했다. 당시 조선사편수회 회의록에 나와 있는 내용은 아래와 같다.

 

단군고기는 광범한 고기록을 지극히 간략하게 요약한 것임으로 그 편언척자(片言隻字)에도 중대한 내용이 내포되어 있는 것이다.... 그러므로 가령 한자의 잘못이 있다 할지라도 그것이 전문(全文)의 해석상 미치는 영향은 지극히 크다. <삼국유사>의 단군고기 중에 석유환국이라고 되어 있는 것을 석유환인이라고 고치고 천인(天人)을 서자(庶子) 환웅으로 변조했다. 이마니시 류(今西 龍)의 망필(妄筆)을 인용한 것이 바로 그 하나다.”

 

(2)

우리 환족(桓族)이 세운나라가 가장 오래 되었다. 하느님((有一神)은 대광명의 하늘에 계시며 홀로 우주의 조화를 부리는 신이다. 광명으로 온 우주를 비추고, 권능의 조화로 만물을 낳으 며, 영원토록 살며 즐거움을 누린다. 조화로운 기운을 타고 다니며 스스로 그러함에 부합하 니 형상이 없이 나타나 만물을 지으시며 말없이 행하신다. 어느 날 동녀동남 8백 명을 흑수 와 백산의 땅에 내려 보냈다. 환인께서 만백성의 우두머리가 되어 천계(천산 동방의 환국)에 거주하며, 불을 피워 음식을 익혀 먹는 법을 처음으로 가르치니 이 나라를 환국(광명의 나라) 이라 하였다. 환국을 다스리는 분을 천제 환인씨, 또는 안파견으로 칭했다. 환국은 7세를 전 했으나 그 연대는 자세히 살필 수 없다.” - 환단고기 삼성기 상편 중에서 -

 

환국(桓國) 말기에 안파견이 밑으로 삼위(三危)와 태백(太白)을 내려다보며 모두 가히 홍익인 간(弘益人間) 할 곳이로다. 누구를 보낼까질문하니 오가(五加)가 한 목소리로 대답하기를 용맹함과 어진 지혜를 함께 갖춘 서자(庶子) 환웅(桓雄)이 홍익인간의 이념을 구현하기에 합당하니, 그를 태백산에 보내 다스리게 하소서하니 환웅에게 천부인 세 가지를 주며 세상의 만물과 그것을 다스릴 사람을 만들었으니 이제 너는 신들을 이끌고 사람 세상으로 내려가라. 하늘의 뜻을 이어받아 큰 가르침을 세우고 사람들이 배우도록 하라. 하여 사람들이 하늘의 뜻으로 세상을 밝히고 하늘의 뜻이 영원히 이어가게끔 이끌라.’ 하니 환웅은 환인의 뜻을 받 들어 바람의 신 풍백(風伯)비의 신 우사(雨師)구름의 신 운사(雲師)를 비롯하여 삼천 명 의 무리를 거느리고 태백산 신단수 아래로 내려왔다” - 환단고기 삼성기 하편 중에서 -

 

환인천제와 환웅은 천계(天界)에 거주하는 천인(天人)들이다. 천계에서는 환웅을 서자(庶子)로 칭했다. 회의문자인 구제할 자() 자 또는 여러 서() 자는 집 엄(广) 자와 빛 광()자가 결합한 문자이다. 그러나 갑골문에 나온 서() 자를 살펴보면 집 엄(广) 자가 아닌 기슭 엄()자가 쓰고 있다. 기슭 엄() 자 안에 스물 입(廿) 자와 불 화()자가 있다. 스무 개의 입과 불의 조합은 무언가 삶는 모습을 표현한 것이다. 그래서 서() 자는 본래 삶다라는 뜻으로 쓰였다. 이후 불이 있는 곳에 사람이 많이 모인 것을 뜻하는 많다는 뜻이 포함 되었으며, 산기슭에서 무언가를 삶아 먹는 모습에 매우 소박하다는 뜻이 확대되면서 천하다, 비천하다는 뜻을 갖게 되었다. 빛 광()자는 광() 자의 옛글자(古字)이다.

 

환단고기 삼성기 상편은 “- 환인께서 만백성의 우두머리가 되어 천계(천산 동방의 환국)에 거주하며, 불을 피워 음식을 익혀 먹는 법을 처음으로 가르치니 이 나라를 환국(광명의 나라) 이라 하였다 -”고 기록하고 있다. 불을 피워 음식을 익혀 먹는 방법을 가르치는 사람이 서자(庶子)였다. 환인천제가 처음으로 가르쳤고 이어서 환웅이 이 직분을 이어 받았다. 이는 태자나 세자가 이어받는 직분이다. 이마니시 류(今西 龍)가 태자나 세자의 직분인 서자(庶子)의 의미를, 첩의 자식 서자(庶子)로 해석해서 한국인 전체를 모욕했으나, 당시 그의 제자였던 한국인 사학자들은 그를 맹목적으로 추종해 역사의 죄인이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