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발표작품 ]

< 때여! 나의 때여 동학의 세상이여!> 3회 -장편서사시 연재- 국보문학 11월호

高 山 芝 2021. 12. 3. 13:28

(7)

첫 번째 신도는 부인 박씨였네.

 

물려받은 가산을 탕진하고

살림 한 번 제대로 해 보지 못한

남편을 원망하여, 세 차례 자살을 기도했던

그녀가 남편에게

에 대한 가르침을 청했네

 

의 이름은 천도天道였네

천도天道의 가르침이 동학東學이네

 

동학東學의 동은 동방의 조선을 뜻하며

은 세상의 학문을 배운다는 것이 아니고

와 교를 배우고 실천한다는 의미였네

 

동방의 조선에서 열린

천도天道를 배우고 실천하는

상제上帝의 무극대도無極大道였네

 

시대의 겨울을 녹이고

봄소식이 찾아왔네.

 

하늘 길이 열리자 동학東學을 선포했네.

 

용담龍潭의 물은 흘러서

네 바다 근원에 이르고

구미산龜尾山에 봄이 오니

한 세상의 꽃이구나.

 

꽃 문이 스스로 열리자

봄바람이 불고

성긴 대울타리 사이로

가을 달이 지나가니

네 마음이 내 마음이네<吾心汝心>

 

1861[辛酉年] 6

산문을 열고 포덕布德에 나섰네.

 

용담에 모이는 수많은 사람들

스스로 맑고, 스스로 새롭게

스스로 깨끗하여 세상으로 나갔네.

 

그럭저럭 지내다가

통개중문 하여두고

오는 사람 가르치니

불승감당 되었더라.

 

현인군자 모여들어

명명기덕 하여내니

성운성덕 분명하다<교훈가>

 

구미용담 좋은 풍경

안빈낙도 하다가서

불과 일 년 지낸 후에

원처 근처 어진 선비

풍우같이 모여드니

낙중우락 아닐런가<도수사>

 

마룡동 일판이 수운선생

찾는 사람으로 가득찼네

아침에도 오고, 낮에도 오고

밤에도 오고 모친과 나는

손님 밥쌀 일기에 손목이 쉴틈없네<수운의 양녀 주씨>

 

(8)

1851년 광서廣西성에서

봉기한 홍수전洪秀全의 상제회上帝會

태평천국太平天國이라는 이름으로

토지균분, 조세경감, 남녀평등 등의 구호로 내걸고

아편전쟁 후의 실업자, 해산병의 지지를 등에 업고

1853년 난징[南京]을 점령했네.

 

아편전쟁으로 더 많은 것을

얻을 수 있었다고 생각한 영국은

호시탐탐 기회를 노리고 있었네.

 

중국인 소유의 밀수선 애로Arrow호는

청나라 관헌의 단속을 피하기 위해

영국기를 달고 운항했네.

 

애로Arrow호를 검문한 청나라 관리는

영국 국기를 바다에 던지고

중국인 승무원 12명을

해적과 밀수 혐의로 체포했네 (1856)

 

영국과 프랑스 연합군은

광둥성을 함락하고

러시아 군과 함께 북경을 향해 진격했네

 

패전한 청나라는 텐진조약을 맺고

영국, 프랑스, 러시아, 미국의 공사관 설치

10개의 항구 추가 개방과 기독교 공인

외국 선박의 자유로운 양쯔강 항해

외국인들의 자유로운 중국 내륙여행 등과

영국과 프랑스에 전쟁 배상금 지불을 약속했네.

 

(9)

테진조약으로

,불 연합군이 물러가자

조선의 침공 위험이 없어졌다는 소문이 돌았네.

 

흉흉한 민심이 가라앉자

조선 조정은 다시 서학西學을 탄압하기 시작했네.

 

용담龍潭에 사람들이 모이자

동학東學을 서학西學으로 오인한

유생들의 비방의 입살이 거세지자

경주관아는 최제우에게 활동중지를 명령했네.

 

우습다 자네 사람

백천만사 행할 때는

무슨 뜻을 그러하며

입산한 그달부터

자호 이름 고칠 때는

무슨 뜻을 그러한고

 

소위 입춘 비는 말은

복록은 아니 빌고

모슨 경륜 포부 있어

세간중인부동귀世間衆人不同歸.

 

위심 없이 지어내어

완연히 붙여 두니

세상사람 구경할 때

자네 마음 어떠던고<교훈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