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발표작품 ]

연자시편 - < 참 자유 > - 한국문학신문 3월 23일(제538)

高 山 芝 2022. 3. 28. 12:01

< 참 자유 >

 

내 맘대로 하는 행동

이웃에게 폐()가 되고

 

()가 되는 행동을

절제(節制)하는 나의 자유

 

머리가 아닌 가슴의 자유이네

 

모든 것이 가()하나

모든 것이 유익(有益)한 것이 아니고

 

모든 것이 가()하나

모든 것이 덕()을 세우는 것 아니네

 

남의 유익(有益)을 위하여

자신의 자유(自由)를 포기하는 자유

 

()을 세우는 선택의 자유이네

보시기에 좋은 참 자유이네

 

 

어느 날, 공자(孔子)가 수레를 타고 길을 가는데, 어떤 아이가 흙으로 성()을 쌓고 놀고 있었다. 그런데, 수레가 가까이 가도 아이는 비켜줄 생각을 하지 않았다. “얘야. 수레가 지나갈 수 있도록 길을 비켜주겠느냐?” 아이는 쭈그리고 앉아 하던 놀이를 계속하면서 이렇게 말했다. “수레가 성()을 비켜야 합니까? 아니면 성()이 수레를 비켜야 합니까?” 공자(孔子)는 아이에게 이름과 나이를 물었다. 아이의 이름은 황택(皇澤)이었고 나이는 8살이었다. 공자는 한 가지 물어 보겠다. 바둑을 좋아하느냐?”며 질문하자 황택(皇澤)은 이렇게 대답했다. “군주(君主)가 바둑을 좋아하면 신하(臣下)가 게을러져서 한가롭고, 선비가 바둑을 좋아하면 학문을 닦지 않고, 농사꾼이 바둑을 좋아하면 농사일을 못하니, 먹을 것이 풍요롭지 못하게 되거늘, 어찌 그런 바둑을 좋아하겠습니까?” 깜짝 놀란 공자(孔子)는 황택(皇澤)에게 질문했다. “자식을 못 낳는 아비는 누구냐?” 아이는 허수아비라고 대답했다. “연기가 나지 않는 불은 무엇이냐?” “반딧불입니다.” “고기가 없는 물은 무엇이냐?” “눈물입니다

 

황택(皇澤)의 거침없는 대답에 놀란 공자(孔子)는 입을 다물지 못했다. 황택(皇澤)이 일어서며 제가 한 말씀 여쭤도 되겠습니까?” 공자(孔子)가 그렇게 하라고 이르자 황택(皇澤)이 이렇게 질문했다. “아주 추운 겨울에 모든 나무의 잎들이 말라 버렸는데, 어찌 소나무만 잎이 푸릅니까?” 공자(孔子)는 잠시 생각하다가 속이 꽉 차서 그럴 것이다.” 황택(皇澤)이 다시 질문했다. “속이 텅 빈 저 대나무는 어찌하여 겨울에도 푸릅니까?” 공자(孔子)그런 사소(些少)한 것 말고, 큰 것을 물어 보아라말하자 황택(皇澤)이 다시 질문했다. “하늘에 별이 모두 몇 개 입니까?” “그건 너무 크구나.” “그럼 땅 위의 사람은 모두 몇 명입니까?” “그것도 너무 크구나.” “그럼, () 위의 눈썹은 모두 몇 개입니까?” 아이의 질문에 공자(孔子)는 아무런 대답을 하지 못했다. 공자(孔子)는 황택(皇澤)을 제자(弟子)로 삼고 싶었지만, 머리는 좋으나 덕()이 부족해 궁극(窮極)에 이르지는 못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 잠시 망설이다 수레에 올랐다.

 

시저의 명으로 로마의 퇴역군인들의 정착을 위해 건설된 고린도는 아폴로 신전과 아프로디테 신전 등 10여개의 신전이 있던 우상(偶像)의 도시였다. 바울이 개척한 고린도 교회는 신전(神殿)에 받친 제물(祭物), 우상에게 드린 소고기나 양고기를 먹는 문제로 극심한 분열을 앓고 있었다. 예수님은 입으로 들어가는 것이 사람을 더럽게 하는 것이 아니라 입에서 나오는 그것이 사람을 더럽게 하는 것이니라.”(15/11) 말씀했다. 믿음이 강한 사람은 우상의 제물도 하나님이 준 것이기에 거리낌 없이 먹지만, 믿음이 약한 사람에게는 우상의 제물은 걸림돌이었다. 바울은 고린도 교인들에게 지식 있는 네가 우상의 집에 앉아 먹는 것을 누구든지 보면 그 믿음이 약한 자들의 양심이 담력을 얻어 우상의 제물을 먹게 되지 않겠느냐며, 음식이 믿음이 약한 사람을 실족하게 한다면 나는 영원히 고기를 먹지 아니하겠다고 권면했다.

 

모든 것이 가하나 모든 것이 유익한 것이 아니요, 모든 것이 가하나 모든 것이 덕을 세우는 것이 아니라는 바울의 글은 자유의 영역을 나의 자유에서 남을 위한 자유로 확장시켰다. 타인의 자유를 위하여 자신의 자유를 내려놓고, 덕을 세우는 자유야 말로 작금의 시대에도 꼭 필요한 자유이다. 율법의 완성은 사랑이다. 지식에 사랑을 더해야 온전한 율법이 되고 온전한 사랑이 된다. 무엇으로부터의 자유가 아닌 무엇을 향한 자유가 시대를 변화시킨다는 사실을 우리는 기억해야 한다. 거짓이 아닌 진실을 향해

자신이나 자신이 속한 조직이 아닌 모두의 유익을 위해 선택하는 자유야 말로 참 자유이고 큰 자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