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 ) 유충(幼蟲)의 노래
눈을 뜨고 사방을
바라보아도
보이는 건 어두운
벽(壁) 뿐이네
살아남기 위하여
알벽을 갈아먹고
살아남기 위하여
잠이 들었네
" 사랑한다 사랑한다 사랑한다 아들아 "
잠결에 들려오는
소리 있었네
알 수 없는 에너지가
나를 감쌓네
혼신의 힘으로
알 벽을 밀자
깨진 알 벽 사이로
들어오는 빛
어둠이 사라지고 빛이 보이네
뽕잎을 갈아먹고 잠이 들었네
은혜의 뽕잎 먹고 잠이 들었네
허물이 벗겨지고
연한 속살 돋아나는
누에 잠 자던 날
들리는 음성
" 꿈이 없는 삶이란 주검이라며
깊은 잠 들지말고 꿈을 꾸라네 "
( 2 ) 성충(成蟲)의 노래
얼 비친 익은 누에 고치를 치네
명주실을 뽑아서 고치를 치네
은혜의 실로 만든 아름다운 고치집
바늘 귀 보다 작은 구멍을 만들고
고치집에 누어서 잠이 들었네
잠결에 들려오는 가락이였네
내 가슴을 울리는 노래였었네
" 빛 속에 살면서도 은혜(恩惠)인 줄 모른 사람
만나를 먹으면서 감사(感謝)할 줄 모른 사람
널부러저 세상에 가득하지만
고치집을 떠나라
날개짓을 하여라
하늘 나는 축복(祝福)을 너에게 줄테니
날개짓 펄럭이며 우화등선(羽化登仙) 하라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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