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高山芝 詩房 ]

[ 하늘벌레의 꿈(夢) ]

高 山 芝 2011. 1. 10. 10:33

 ( 1 ) 유충(幼蟲)의 노래

 

눈을 뜨고 사방을

바라보아도

보이는 건 어두운

벽(壁) 뿐이네

 

살아남기 위하여

알벽을 갈아먹고

살아남기 위하여

잠이 들었네

 

" 사랑한다 사랑한다 사랑한다 아들아 "

 

잠결에 들려오는

소리 있었네

 

알 수 없는 에너지가

나를 감쌓네

 

혼신의 힘으로

알 벽을 밀자

 

깨진 알 벽 사이로

들어오는 빛

 

어둠이 사라지고 빛이 보이네

 

뽕잎을 갈아먹고 잠이 들었네

은혜의 뽕잎 먹고 잠이 들었네

 

허물이 벗겨지고

연한 속살 돋아나는

 

누에 잠 자던 날

들리는 음성

 

" 꿈이 없는 삶이란 주검이라며

  깊은 잠 들지말고 꿈을 꾸라네 "

 

 ( 2 ) 성충(成蟲)의 노래

 

얼 비친 익은 누에 고치를 치네

명주실을 뽑아서 고치를 치네

 

은혜의 실로 만든 아름다운 고치집

 

바늘 귀 보다 작은 구멍을 만들고

고치집에 누어서 잠이 들었네

 

잠결에 들려오는 가락이였네

내 가슴을 울리는 노래였었네

 

" 빛 속에 살면서도 은혜(恩惠)인 줄 모른 사람

  만나를 먹으면서 감사(感謝)할 줄 모른 사람

  널부러저 세상에 가득하지만

  고치집을 떠나라

  날개짓을 하여라

  하늘 나는 축복(祝福)을 너에게 줄테니

  날개짓 펄럭이며 우화등선(羽化登仙) 하라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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