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차 명(借名)의 세월 - 3 ]

[ 시 련(試鍊) ] - 1995년 1월 1일 -

高 山 芝 2011. 7. 12. 16:17

어제 오후 기독신학원 통신교육과정 원서에 첨부할 사진촬영을 위하여 훗사역(福生驛) 앞

세이유백화점을 찾았다

즉석사진기로 촬영한 사진 속의 나는 얼굴을 잔뜩 찌뿌린 금방이라도 일을 저지를 것 같은

소도둑놈 인상이었다

얼굴은 마음을 나타낸다는데 나의 얼굴이 이렇게 변했다니

사진이 너무 이상한 것 같아서 얼굴을 펴고 다시 촬영을 하였지만 마음에 들지 않았다

사진을 바라보다가  나의 추한 모습을 깨닫게 한 그분의 뜻에 대하여 생각을 해보았다

하나님의 기쁨이 되는 얼굴을 이제부터라도 만들어가라는 당신의 음성이 들리는 것 같았다

 

자정예배에 전군 형제가 불참했다

삼성전자과장과 신쥬쿠에서 만나 술을 마신모양이다

자정예배를 마치고 모인 다과회에 로이드 엄마가 "1995년 새해"라고 쓴 찰떡케익을 내놓는다

더도 말고 금년에는 9명만 전도하라는 덕담과 함께 떡을 떼어주는 로이드 엄마

태권도 유단자인 그녀의 극성은 알아줄만하다

로이드에게는 한국식 교육을 시키는지 미국아이 같지않아 겸손하여 윗사람 말을 잘듣는다

자정예배로 시간이 늦어지자 교회에서 자라고 권하시는 목사님과 사모님

전기장판과 이불을 내오시며 온풍기까지 틀어주신다

새해 첫날을 교회에서 맞이하는 1995년. 금년은 나에게 어떤 한해가 될까....

 

새벽 5시 57분경 흔들하는 느낌에 잠이 깻다

진도 3의 지진이다

전후좌우로 흔들리는 지진은  괜찮지만 상하로 흔들리는 지진이 무섭다는 목사님

신년예배를 드린다는 이군을 데리러고 하이지마역에서 아끼가와행 전차를 탓다 

예배가 끝난 후 전군형제를 따라 "아리랑"이라는 이름의 비디오가게를 찾았다

3층 아파트 벽면은  복사된 비디오태프로 체워져 있었다

"韓"이라는 술집을 운영하는 마마가 투자한 비디오가게 휴일은 노가다를 하는 한국인들의

모여서 화투판이 벌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