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 집사람의 칠순에 보낸 편지 >

高 山 芝 2020. 3. 30. 21:44

< 집사람의 칠순에 보낸 편지 >

 

여보. 벌써 70이라니 믿겨지지 않네요

우리 함께 살아 온 세월이 40년이 훌쩍 지났네요

 

파도치고 폭풍우 몰아치는 파란 만장한 인생의 항로

 

수많은 암초를 피해 좌초하지 않고 여기까지 온 곳은

당신이 내 곁에 있었기 때문이지요

 

우리가 힘들었을 때

당신의 주름살이 내 탓이라고 했을 때

그 때 나는 이렇게 말했지요

 

“여보. 주름살 때문에 염려하지 말아요

우리가 이 고비를 슬기롭게 넘길 수만 있다면

인생의 나이테 같은 당신의 주름살은

값진 흔적으로 남아

우리의 사랑을 이야기 할 테니까요

내 꼭 이 난관을 극복하여

당신의 고생을 보람으로 만들어 줄 테니

우리 함께, 함께 노력해 봐요. 아라 엄마”

 

우리의 세 딸들이 출가하여 행복한 가정을 이룬 지금

당신의 몸은 성한 곳이 하나 없네요

 

통증 때문에 고통을 겪고 있는

당신의 아픔을 함께 아파할 수 없어 마음이 아리네요

 

앞으로 남은 여생, 우리 함께 이겨내 봐요

언제나 내가 든든한 당신 편이 되어 줄테니까

 

항상 고맙고, 사랑해요 아라 엄마.

- 언제나 당신을 사랑하는 남편이

 

< 아내의 전쟁 >

 

통증의 공격으로 만신창이가 된 아내

수시로 진통제를 투약해 진압해 보지만

종전은 되지않고 전투가 계속되네

지끈지끈 욱신욱신 살을 에는 통증과

결리고 쑤시는 허리앓이 국지전

3차 신경통으로 전선이 확전되네

악전고투하며 전면전을 치르는

성한 곳 하나없는 아내의 전장

함께 손을 잡고 싸우고 싶은데

참전을 할 수 없네, 할 수가 없네

아내의 손을 잡고 기도밖에 할 수 없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