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련(未練) >
미련한 사람
미련 때문에
똑 같은 일 계속하네
시행착오(試行錯誤) 반복하네
실패한 매뉴얼
바꿔야 살 수 있는데
미련 때문에
미련 떨고 있네
미련을 떨구지 못하고
미련을 떨고 있네
변화하지 못하네
변질되어 버리네
회의문자 련(練,연) 자는 ‘익히다’나 ‘단련하다’, ‘(경험이)풍부하다’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익힐 연(練) 자는 가는 실 사(糸) 자와 가릴 간(柬) 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간(柬) 자는 나뭇단을 묶어 놓은 모습을 그린 것으로 ‘가리다’나 ‘분간하다’라는 뜻을 갖고 있다. 련(練,연) 자는 이렇게 ‘분간하다’라는 뜻을 가진 간(柬) 자에 사(糸) 자를 결합한 것으로 누에고치에게서 뽑은 실을 ‘분류하다’라는 뜻으로 만들어졌다. 수많은 고치에서 뽑은 실을 분류해내는 일을 아무나 할 수 없는 일이다. 그래서 련(練) 자는 ‘분류하다’라는 뜻으로 만들어졌다가, 후에 ‘(경험이)풍부하다’나 ‘능숙하다’, ‘익히다’와 같이 일을 하는 과정에서 얻은 노련미를 뜻하게 되었다.
미련(未練)은 상례(喪禮)에 나온 한자이다. 상례는 죽은 사람에 대한 장사 의례이다. 연(練)은 소상(小祥) 때부터 입는 상복을 의미한다. 초상(初喪) 때 입은 상복을 세탁하여 다듬은 옷을 연복(練服)이라고 한다. 소상(小祥)은 사람이 죽은 지 1년이 되는 날 지내는 제사이다. 미(未)는 '아직 ~이 아니다'라는 의미로, 미련(未練)은 사람이 세상을 뜬 만 1년이 지나지 않아서 아직은 연복(練服)을 입을 지 때가 되지 않았다는 뜻이다. 예전에는 부모님이 돌아가시면 3년 동안 상복을 입었다. 만 1년이 지나면 그 때부터 연복을 입게 되는데, 미련(未練), 즉 아직 1년도 되지 않았다면 죽은 분에 대한 그리운 생각이 가시지 않고 남아 있는 상태를 말한다. 엄연히 돌아가신 것을 알면서도, 그 사실이 믿어지지 않고, 믿고 싶지도 않은 마음의 상태이다. 아직은 돌아가신 분에 대한 아름다운 기억 때문에 죽음 자체를 인정할 수가 없다는 뜻이다. 미련이라는 말이 '둔하다', '미욱하다'는 뜻으로 쓰이는 것은 엄연히 세상을 떠서 다시 만날 수 없는데도 돌이킬 수 없는 사실을 인정하려 들지 않기 때문에 그런 생각을 '미련하다'고 말한 것이다. 상례(喪禮)에 대한 다음과 같은 기사가 세종실록에 나온다.
“ ... 禮曹定喪制以聞…小祥服練服 再期而大祥服禫服 二十七月釋禫服卽吉...”
“ ...예조에서 상제를 정하여 아뢰기를, “…소상에는 연복을 입고, 2년을 지나 대상에는 담복을 입고, 27월에는 담복을 벗고 길복을 입습니다.…” 하였다. ...”
[세종실록 권제16, 8장 앞쪽~뒤쪽, 세종 4년 5월 13일(기사)]
소상(小祥)은 사람이 죽은 지 1년이 되는 날 지내는 제사이고, 대상(大祥)은 사망한 날로부터 만 2년이 되는 두 번 째 기일(忌日)의 제사이다. 대상을 지내고 나면 상복을 벗고, 다음 해부터는 기제사(忌祭祀)로 바뀌게 된다. 담제(禫祭)는 3년 상(喪)이 끝난 뒤 상주가 일상의 생활로 되돌아감을 알리는 제례 의식으로 부모상(父母喪)과 죽은 아버지를 대신하여 손자가 지내는 조부상(祖父喪) 및 부상(夫喪)・처상(妻喪)에만 행해졌다. 아버지 생전에 사망한 어머니의 소상(小祥)은 연제(練祭) 또는 연사(練祀)라고 한다. 본래 상례(喪禮)에서 규정한 오복제(五服制)에 따르면 아버지상에는 참최(斬衰: 거친 베로 짓되 아랫단을 꿰매지 않고 접는 상복) 3년으로 되어 있지만 아버지는 살아 있고 어머니가 먼저 죽었을 때는 자최장기(齊衰杖朞)라 하여 1년 상을 지내게 된다. 길제(吉祭)는 담제(禫祭)의 다음 달에 정일이나 해일을 택하여 지내는 제사이다. 택일이 되면 3일 전부터 재계하고, 전날 사당에 고한다. 길복이라 하여 평상복을 준비하여 입는다. 길제가 지나면 부인과 함께 동침할 수 있다.
'[ 발표작품 ]' 카테고리의 다른 글
[오피니언 리더] 수치(羞恥) - 한국장로신문 2022년 4월 19일 (0) | 2022.05.17 |
---|---|
연자수필 - < 이판사판(理判事判) > - 금강일보 2022년 5월 12일 13:58 (0) | 2022.05.17 |
연자시편 - < 바가지 > - 한국문학신문 5월 4일(제544) (0) | 2022.05.12 |
연자시편 - < 젤렌스키의 호소 > - 한국문학신문 4월 27일(제543) (0) | 2022.05.04 |
제2부 정감록(鄭鑑錄)이 만들어 낸 발칙한 봉기꾼 (제1회) - < 때여! 나의 때여! 동학의 세상이여!> 국보문학 2022년 5월호(165호) (0) | 2022.05.0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