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심한 하늘이 역(驛) 광장에 짙은 안개를 뿌린다 어김없이 떠나가는 야간열차(夜間列車) 어둠을 견디는 불티 마저 꺼저 선 체로 혹은 의자에 기대어 잠이 든 사내의 불안한 꿈 황토(黃土)에 일구어 논 애증(愛憎) 이야 한(恨) 이야 다 묻어버리고 허기(虛氣)와 한기(寒氣)가 어우러저 차창에 피어나는 하얀 성애 오월에 내린 무서리로 극락강 강물은 얼어붙고 피 멍울 져 망월동을 떠도는 남새밭의 중음신(中陰身)들 뽑혀저 버려진 넋들은 삭힐 길 없고 부끄러움으로 부끄러움으로 울어대는 경적을 뒤로 한 체 다시는 돌아오지 않으리라 않으리라 아직도 절망의 끝은 보이지 않는데 서러운 꿈을 실른 야간열차(夜間列車)는 밤 세워 북풍을 가르고 있다 記 : 1)극락강(極樂江)-광주광역시 광산구 치평동과 서구 쌍촌동 사이의 영산강 구간을 흐르는 강 2)중음신(中陰身)-중생이 죽어 다음 생을 받을 때 까지 세상을 떠도는 영혼 3)망월동- 5.18 묘역이 있는 곳 |
'[ 짠한 당신 ] - 제 2 시 집 -' 카테고리의 다른 글
[ 유탕천(流湯川)의 비가(悲歌) ] - 제 5 부 - (0) | 2008.09.26 |
---|---|
[ 유 탕 천(流湯川) 탁류(濁流) ] - 제 5 부 - (0) | 2008.09.26 |
[ 동 토 지 대(凍土地帶) ] - 제 5 부 - (0) | 2008.09.25 |
[ 빛 의 소 리 ] - 제 5 부- (0) | 2008.09.24 |
[ 망 원 동(望遠洞)의 어둠 ] - 제 5 부 - (0) | 2008.09.2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