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짠한 당신 ] - 제 2 시 집 -

[ 유탕천(流湯川)의 비가(悲歌) ] - 제 5 부 -

高 山 芝 2008. 9. 26. 06:47
 

    { 하나 }

폭우가 쏟아져
시간 당 강우량 최대치를 기록하면서
제사공장(製絲工場)은 침수되고
집에 두고 온 아이 걱정으로
정신없이 달려 온 아내여
시가집 식구가
데려갔다는 소식을 들었으면
대피부터 했어야제
했어야제
무엇에 씨었었나
장롱 속 숨겨둔 통장을 찾으러
방천뚝을 뜀박질 해 오는데
급류에 못 이긴 제방은 무너지고
포프라 나무에 메달려 손을 흔들어 보지만
죽음이 달려와 유탕천(流湯川)을 휩쓸었네

     { 둘 }

날름대는 탁류(濁流)에는
어둠이 아직도 기승을 부리는데
박수무당이 치는 북 소리에
사내의 가슴은 미어지고
열일곱살 부터 쌓아 온 정분(情分)을
어이 할까나 어이 할까나
돈 벌어 면사포 쓰고
읍내로 이사 가자 던 아내는
주검이 되어 돌아오는 데
그 녀의 혼백(魂魄)은
어느 구천(九天)을 떠도는 지
돌아오지 않는구나
않는구나

     { 셋 }

바람 한 점 없는 하늘에는
무심한 고추잠자리 만 날고
신줏대에 메달린 염원이
성산(聖山)벌을 체우는 데
혼백을 건지는 무당의 신명(神明)은
땡� 보다 뜨겁게 달아
친정 어머니의 애간장을 녹이더니
남정네 십년 정분(情分)을 단 숨에 사루고
이 저녁
별이 되어 유탕천(流湯川)에 떠 오른다

 

流湯川 : 1) 전남 장성읍에 있는 하천

              2) 유탕 저수지에서 발원 장성댐의 물과 합류 영산강으로

                  흘러감

              3) 폭우로 유탕저수지가  붕괴되어 수해(水害)를 입은

                  신촌리(新村理) 마을은 정부에서 새 주택을 지어 줌